어느 초겨울날 Y씨의 볼이 그린사이드 벙커에 들어갔다. 발에 밟히는 감촉
으로 봐서 모래는 살짝 얼어 있는것 같았다. Y씨는 보통의 벙커샷 방법으로
는 제대로 나오기가 힘들겠다고 생각,평소보다 찍어쳤다. 그러나 볼은 벙커
전면의 둔덕을 맞고 다시 굴러 내려왔다. 그러기를 3차례, Y씨는 4타만에
겨우 탈출했다. 그같은 "불상사"는 9번홀에서 일어났는데 공교롭게도 18번
홀에서도 Y씨는 똑같은 상황에 맞닥뜨리게 됐다. 역시 전면이 높이 올라간
벙커에 볼이 들어간 것으로 Y씨는 영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거 9번홀에서
와 같이 다시 헤매는것 아니야. 지금까지 잘 복구해 왔는데 마지막에 비슷한
위기라니."

Y씨는 "몰락"은 약속이나 된듯 18번홀에서도 한치의 틀림도 없이 재연
됐다. 라운드후 Y씨는 생각했다. "골프의 결과는 마음과 같은 것이군. 꼭
그렇게 될것 같으면 역시 그렇게 된단 말이야" 불길한 예감을 갖지 않으려면
"과거의 재앙"을 잊어야 한다는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