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평화이며 진실은 기만이다. 애정은 증오이며 풍요는 빈곤이다"
영국작가 조지 오웰이 "1984"에서 묘사한 전체주의의 세계는 2중언어의
세계이며 이는 전도된 가치관의 투영에 다름아니다.

폐쇄된사회, 겉과 속이 다른 이 오웰적인 세계에서 우리는 북한을 연상
하게된다. 지난3월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이후 복잡하고 다양한 북한핵
해결을 위한 접근의 전과정을 이 시점에서 재음미해 보면 꼭 한가지 떠오르
는 일관된 흐름을 읽을수 있다.

그것은 북한이 핵병기개발을 갈망하고 있으며 그러한 의지가 확고하며
또한 핵개발노선을 매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이같은 "핵의지"를 기본전략으로 깔고 국제적인 협상에 임하면서
때로는 모험적인 고자세로,때로는 유연한 대화태도를 적절하게 구사해왔다.

가장 최근에 북한이 미국측에 제시한 사찰수용조건제의 역시 미국내의
대북강경무드속에서 나왔다.

이러한 제의의 타이밍성에서 본다면 북한도 궁극적인 대결을 결코 원치
않고 있음을 짐작할수는 있겠으나 그 진의가 과연 어디에 있으며 또 전술적
인퇴각점이 어느선까지인지는 확언하기 어렵다.

북한의 제의중 팀스피리트 훈련중단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미국의 핵
무기선제불사용선언" 요구라든가, "평화협정체결"조건은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운 몇가지 문제점이 있다. 가령 핵선제불사용선언이 단순히 정치적
선언이라면 이는 세계가 다 알고 있는 미국의 확고한 핵전략이다. 북한의
선언요구가 미.북한간의 협정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는 사실의 핵심을
벗어난 무리한 주장이다. 왜냐하면 2국간 핵협정에는 상호간의 핵실체가
명백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에로의 대체는 한반도
의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이 협정체결에는 앞으로
많은 세월이 소요될 것이다. 그것이 개발을 위한 시간의 유예가 될수는
없다.

이러한 무리한 북한의 제의를 미국이 수용할수 없음은 극히 당연하다.

아마도 미국의 새로운 제안이 조만간 북한측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북한이 핵문제해결을 위한 테이블에 남을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것이다.

시일은 촉박하다. 북한의 미온적이고 고집스러운 태도가 해를 넘긴다면
북한핵문제는 내년초 유엔안보리에서 다뤄진다. 대북한 경제제재를 위한
사전협의가 현재 미.일.중 3국간에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