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324) 제2부 대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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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쿠라는 약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요시노부가 감기몸살
중이라는 것을 깜박 잊었던 것이다. 그러나 막부군의 최고사령관인
쇼군이 설령 몸이 좀 불편하다 하더라도 마치 진두지휘를 하라는 말이
몹시 못마땅한 듯이 내뱉다니,어이가 없기도 했다.
착잡한 심정이 되어 말없이 가만히 서있는데,요시노부가 뜻밖에도
이번에는 현저히 부드럽고 은근하기까지 한 그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다쿠라공,에도로 가는 것이 어떻겠소?" "예?" 너무나 의외의 말에
이다쿠라는 약간 휘둥그래진 눈으로 옆에 서있는 요시노부의 옆얼굴을
어처구니가 없는 듯이 바라보았다.
"내 생각에는 아무래도 에도로 가는 게 현명할 것 같구려"."어떻게
생각하오? 왜 말이 없소?" 아다쿠라는 본래 온건한 성품으로 쇼군에게
직언을 하는 일이 없이,그뜻을 수굿하게 받드는 관료형의 사람이었다.
그러나 주전론에 휩쓸리어 요시노부를 설득해서 전쟁을 시작한 마당이고,
또 전세가 불리하여 긴장될대로 긴장되어 있는 터라,그냥 수굿할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그러나 심중에
있는 말을 서슴없이 쏟아냈다.
"진두지휘는 못하실망정 에도로 꽁무니를 뺀대서야 말이 됩니까" "뭐라
구요? 꽁무니를 뺀다구? 내가 에도로 가는게 꽁무니를 빼는 일인가요?"
요시노부는 벌컥 화를 내어 내뱉었다. 이다쿠라도 절로 목소리가 높아
졌다.
"바야흐로 천하를 판가름하는 대결전이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나
몰라라 하고 에도로 가시는 게 그게 솔직히 말해서 꽁무니를 빼는 게
아니고 무엇입니까?" "이다쿠라! 너 말 다했어? 너 언제부터 이렇게
건방져졌어?응?" 쇼군 바로 밑의 높은 벼슬인 노중에게 요시노부는 그만
거침없이 반말로 퍼부으며 냅다 삿대질까지 해댔다.
이다쿠라는 두 눈을 부릅뜨고 요시노부를 똑바로 쏘아보았다. 그러나
입은 굳게 다물어 버렸다.
"쏘아보네. 아니,네가 나를 쏘아볼 수가 있는 거야? 노중이 쇼군을
쏘아보는 법도 있는가?그런 법도 있느냐 말이야?". "내 말 한마디면
너는 골로 간다구. 알겠어? 응! 아니,이거 이거." 요시노부는 두
눈이 휘둥그래졌다. 이다쿠라가 옆구리에 찬 대검을 불끈 거머쥐었던
것이다.
중이라는 것을 깜박 잊었던 것이다. 그러나 막부군의 최고사령관인
쇼군이 설령 몸이 좀 불편하다 하더라도 마치 진두지휘를 하라는 말이
몹시 못마땅한 듯이 내뱉다니,어이가 없기도 했다.
착잡한 심정이 되어 말없이 가만히 서있는데,요시노부가 뜻밖에도
이번에는 현저히 부드럽고 은근하기까지 한 그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다쿠라공,에도로 가는 것이 어떻겠소?" "예?" 너무나 의외의 말에
이다쿠라는 약간 휘둥그래진 눈으로 옆에 서있는 요시노부의 옆얼굴을
어처구니가 없는 듯이 바라보았다.
"내 생각에는 아무래도 에도로 가는 게 현명할 것 같구려"."어떻게
생각하오? 왜 말이 없소?" 아다쿠라는 본래 온건한 성품으로 쇼군에게
직언을 하는 일이 없이,그뜻을 수굿하게 받드는 관료형의 사람이었다.
그러나 주전론에 휩쓸리어 요시노부를 설득해서 전쟁을 시작한 마당이고,
또 전세가 불리하여 긴장될대로 긴장되어 있는 터라,그냥 수굿할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그러나 심중에
있는 말을 서슴없이 쏟아냈다.
"진두지휘는 못하실망정 에도로 꽁무니를 뺀대서야 말이 됩니까" "뭐라
구요? 꽁무니를 뺀다구? 내가 에도로 가는게 꽁무니를 빼는 일인가요?"
요시노부는 벌컥 화를 내어 내뱉었다. 이다쿠라도 절로 목소리가 높아
졌다.
"바야흐로 천하를 판가름하는 대결전이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나
몰라라 하고 에도로 가시는 게 그게 솔직히 말해서 꽁무니를 빼는 게
아니고 무엇입니까?" "이다쿠라! 너 말 다했어? 너 언제부터 이렇게
건방져졌어?응?" 쇼군 바로 밑의 높은 벼슬인 노중에게 요시노부는 그만
거침없이 반말로 퍼부으며 냅다 삿대질까지 해댔다.
이다쿠라는 두 눈을 부릅뜨고 요시노부를 똑바로 쏘아보았다. 그러나
입은 굳게 다물어 버렸다.
"쏘아보네. 아니,네가 나를 쏘아볼 수가 있는 거야? 노중이 쇼군을
쏘아보는 법도 있는가?그런 법도 있느냐 말이야?". "내 말 한마디면
너는 골로 간다구. 알겠어? 응! 아니,이거 이거." 요시노부는 두
눈이 휘둥그래졌다. 이다쿠라가 옆구리에 찬 대검을 불끈 거머쥐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