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이 진짜로 알고 마시는 고급위스키는 대부분 값싼 양주를 둔갑시킨 술이
다.
서울시내 일부 고급요정이나 룸살롱등이 값싼 양주를 고급양주인 것처럼
고객을 속여 거액의 폭리를 취하는 것은 물론 이런 술을 은밀하게 구입한
뒤 매출액에 포함시키지 않는 수법으로 대규모 탈세까지 저지르고 있다.
14일 서울시내 요정.고급룸살롱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대부분 내부에
`차실''이라는 비밀공간을 차려놓고 고급위스키 병에 경동시장등에서 사들
인 값싼 양주를 부어 손님들을 속이고 있다.
이런 고급양주로 둔갑시키는 위스키 제조는 서울 종로구 등에 밀집해 있
는 S T H 요정등 이름만 대면 금방 알 수 있는 일류급 고급요정에서도 공
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손님들이 한병에 십수만원씩 내고 마시는 썸싱스페셜, 패스포트, VIP 등
국산 고급 위스키들은 대부분 올드, 시크리트 등 이른바 값싼 `기타재제주''
들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고급양주를 `사전에 병마개를 비틀어 연 뒤 손님에게 주
는 술''이라는 뜻에서 `비튼 술''이라는 은어로 부르고 있다.
이들 업소는 이런 값싼 양주를 주로 경동시장의 주류 도매상 가운데 3~4
곳을 거래처로 확보해 한달에 2~3차례씩 몰래 사들이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업소쪽이 한달에 구입하는 고급양주는 1백~2백상자(6병
들이)에 불과한 반면 은밀하게 사들이는 기타 재제주는 무려 3백~4백상자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급양주는 영수증을 주고 받는 등 세무신고에 필요한 자료를 남기고
있으나 값싼 양주는 아예 아무런 근거조차 남기지않는 이른바 `무자료거래''
방식으로 사들이는데다 매출액에도 포함시키지 않아 거액의 탈세를 저지르
고 있다.
서울시내 한 요정의 관계자는 "값싼 양주가 필요하면 전화로 물건을 구입
할 날짜를 약속한 뒤 주로 오전에 경동시장으로 가 신원을 서로 확인한뒤
인적이 뜸한 주택가에서 양주와 현금을 현장에서 주고받는 식으로 거래한
다"고 귀띔했다.
서울 요정의 박모(43)사장은 "업소가 대부분 많은 이익을 남기려는 욕심에
서 `비튼 술''을 쓰는 게 보편적"이라며 "손님들에게 처음에는 진짜 위스키
를 내놓지만 어느 정도 술자리가 무르익은 뒤 내놓는 것은 모두 가짜라고
생각해도 틀림없다"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