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만에 다시 본 뉴델리는 적지않은 변화가 눈에 띄었다.

인도 특유의 파란 하늘,낡은 아파트군,거리의 가난한 잡상인들의
모습은 전과 다름이 없었으나 대로를 메운 인도 국산차들,고급레스토랑
에서 담소하는 인도 남녀들,넓은 호텔후원에서 빈번히 열리는 화려한
결혼피로연등이 새로운 풍속도였다. 서류파일을 옆에 끼고 분주히
활보하며 정력적으로 일을 하는 젊은 사업인들이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굴리면서 장래의 포부를 말하는 젊은 공학도들의 모습에서도 인도사회의
변화를 찾아볼수 있었다.

인구 9억의 광대한 대륙 인도는 1인당 GNP가 아직 3백50달러에 지나지
않으나 대도시를 중심으로 산업화의 물결이 밀어닥치고 있다. 이 조류의
주역은 대기업의 관리직 전문.기술직에 종사하는 새로운 엘리트층이다.
이들은 일반대중과는 비교가 안되는 높은 수입을 누리며 급속히 늘어가고
있다.

기내에서 본 "오늘의 인도"지에는 이들 새로운 엘리트층이 받는 고수입이
정당한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실려있었다. 한편에서는 인도의 급속한
경제발전에 불가결한 이들의 역할에 비추어 고수입은 정당하다는 주장
이었고, 다른편에서는 인도 전체의 수준이나 기업의 수지를 고려할때
과대하다는 주장이었다. 그 논의의 가부는 차치하고 오늘의 인도에서
새로운 고소득엘리트층이 그러한 논쟁거리가 될 정도로 급속히 팽대해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 생생한 실례는 특히 소프트웨어분야에서 찾아볼수 있었다.
10여년전만해도 그 싹도 보이지 않았던 이 산업이 이제는 3만명의
엔지니어를 포용하고, 5억달러의 판매액과 3억달러의 수출을 이루는
유망산업으로 등장했다. 미국 유럽 일본등의 기업진출이 두드러지고
있고 지난 수년간 30%이상 성장하여 왔으며, 그 기술수준도 우리나라를
앞지르고 있는 느낌이었다.

확실히 인도는 변하고 있다. 이 변화가 빈부의 차가 심한 이 나라의
앞날의 모습에 어떻게 투영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적어도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새로운 희망의 조짐으로 나타나고 있는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