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교육에 들어간 1백48명의 임원중 9월 1차로 입소한
50명이 3개월간의 국내교육을 마치고 나머지 3개월동안 미국 일본의
사회간접자본시장 어학연수 공장견학을 위해 출국한 것이다. 2차
교육중인 50명은 내년 1월, 3차교육에 들어간 48명은 3월초 미국과
일본연수가 계획돼있다.
4차 교육대상자는 내년3월 입소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차수별로
50명씩 모두 6차까지의 교육대상자명단을 작성해놓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CEO교육제도는 올해 삼성그룹의 여러 인사개혁조치 가운데 두드러진
것중 하나다. 삼성은 모든 임원들을 한번씩은 교육시킨다는 원칙아래
관리부문등 축소되는 조직에 있거나 한분야에 오래 근무한 임원,
"질위주의 신경영"에 적응하기 어려운 임원들을 우선적인 교육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힌다. 6개월동안 국내외에서의 어학연수등을 통해 국제화
감각을 키운후 교육이 끝나면 영업 구매 생산등 현업에 재배치한다는
계획이다.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만도 6개월동안 임원 1인당 1억원에
이른다는것이 삼성측의 설명이다. "정리"를 위해서라면 구태여 그만한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에따라 CEO교육제도도입초기에 나타났던 임원들의 동요현상은 어느
정도 가라앉은 평이다. 지난 9월 처음 50명의 임원이 보직이 떨어지면서
교육명령을 받고 그 자리를 다른 사람들이 메우자 교육대상임원들 스스로
"정리케이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이에따라 삼성화재의
K상무 생명의 S이사등 아예 사표를 내던지고 그만둔 임원도 있었다.
그러나 10월 50명, 이달초 48명이 새로 교육명령을 받아 임원들이 대거
자리를 뜨자 먼저 교육에 들어간 임원들은 "되돌아갈 자리"가 있다는
안도감도 갖게 됐다는게 그룹측 주장이다.
현재 CEO교육에 들어가 있는 임원들을 회사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이해민부사장,구본희부사장,정택부사장,송용로전무,김훈전무,노상근전무,
유희동전무등 29명으로 가장 많고 물산이 이성구부사장,우송태전무 이용호
이사 전용주이사 정태범이사 조경한이사 전병후이사등 10이다. 생명은
전수신전무 이택화전무 천송희상무 이의일상무 한광만이사 이헌관이사
최천식이사 황태선이사등 12명, 제일모직은 지창열전무 전승재상무
김종근이사 송석봉이사등 4명,전기는 김시균전무 박앙서상무 박건양이사
고종석이사등 5명, 화재는 조영철상무 박준배상무 박헌회이사등 성락성
이사 전광준이사등 4명,건설 김영휘상무 전승웅이사 이재익이사 구자흡
이사 조병인이사등 7명이 교육중이다. 이밖에도 산공업에서 황정희상무
이상수상무등 13명이,선공은 안복현전무,이호원전무 신은선상무 한창균
이사 박의웅이사등 7명,제일합섬 권기정상무 박문성상무 신연철이사등
3명,증권 이재국전무 홍성일상무등 2명,데이타시스템 윤한상상무 문광수
이사 전창성이사등 3명이 교육에 들어가 있다.
계열사별로 임원의 20%가까이가 "보직해제"상태로 교육중에 있는 것이다.
연말 삼성의 임원인사에서 상담역으로 5명이,고문으로 4명,자문역으로
27명이 발령받아 36명이 퇴임한 것은 예년의 퇴진임원수에 비해 크게
많은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느때보다 임원변동이 많은 것으로 비춰지고
있는것은 전체임원의 20%선인 1백48명이 CEO교육으로 보직이 없어지고
공중에 떠있는데 따른것이다.
문제는 교육을 받고있는 임원들이 전원 "구제"되지는 않을것이라는데
있다. 삼성그룹비서실 관계자도 "교육성과를 보아 80~90%는 현업에
재배치될것"이라고 밝혀 10~20%의 도태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있다.
이에따라 많은 임원들이 확실한 자리보장이 없어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교육중인 사람은 인사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그룹내규에도 불구하고
1차교육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의 진윤구이사가 생명으로 전보돼 의료원
건설사업을 맡게되는 예외가 발생하자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같은 불안감은 아직 보직을 지키고 있는 임원들도 동요시키고 있다.
언제 교육발령을 받아 현업에서 배제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내년부터는 부장급들에 대한 CEO교육도 검토중에 있다.
이는 부장급들도 미리 정리할 사람은 정리하겠다는 뜻이라는게 그룹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 추창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