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국무총리는 24일 오후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전대통령을 잇달아 예방
했다.

신임총리의 전직대통령예방은 관례로 의례적인 일이나 전.노두전직대통령
과 이총리는 평화의 댐과 율곡사업비리문제로 생긴 껄끄러운 인연이 있어
이들의 만남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감사원장재임시절인 지난 8월 이총리는 두전직대통령에게 평화의 댐과
율곡사업비리와 관련, 각각 서면질의서를 보내면서 이들을 곤경에 빠뜨렸다.

이총리는 많은 여권인사들의 완곡한 만류에도 불구, 전씨에게는 평화의
댐, 노씨에게는 F-16결정과정을 추궁했다.

이때 두전직대통령진영과 감사원측은 통치행위가 감사대상이 될수있는지를
놓고 법리논쟁까지 벌이는등 심한 갈등양상을 보였다.

결국 전씨는 감사원감사를 수용했고 노씨는 거부했다.

이러한 악연을 뒤로한채 이날 이당시 감사원장은 신임총리가 되어 두
전대통령에게 취임인사를 하고 협조를 구했다.

두전대통령역시 과거의 불쾌감을 내색하지 않은채 이총리를 따뜻하게
맞이하고 내각의 성공을 빌어줬다.

두전대통령은 이총리의 신임총리로서의 예방과 감사원장시절의 활동은
전혀 별개라는 기본인식을 갖고 있는 듯했다.

노씨측근에서는 "이총리가 감사원장재임시 율곡사업에 대한 감사를 한것은
어디까지나 감사원칙에 따른것으로 다 나라가 잘되기위해서 한일"이라며
이미 지나간일로 자위하기도 했다.

두전대통령과 이총리간의 갈등은 일단 이들이 손을 맞잡으면서 해소된것
같다는것이 이들을 수행했던 측근들의 얘기이다.

이총리가 전.노두전대통령이 붙어 사는 연희동에 나타나면서 생긴 또다른
관심거리는 전 노두사람의 화해여부이다.

노전대통령이 퇴임한지 10개월이 지났는데도 양자회동이 성사되지 않는것은
전씨측의 거부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6공출범과 함께 이뤄진 5공청산과정에서 평생동지가 평생원수관계로 전락
한 두사람의 묵은 감정이 언제 해빙될지 지켜볼일이다.

<서명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