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가공업체도 적극적인 경영으로 새로운 시장을 얼마든지 개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선진적인 업체가 있다.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호진산업은 임가공업체의 한계를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가공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사업화로 연결시켜 관련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고있는 도금업체이다.

지금까지 도금 열처리등 임가공업체들은 수요자의 주문에 따라 단순히
후공정을 대행해주는데 그쳤다.

따라서 후공정의 중요성이 무시되는 경향이 있었고 관련 임가공업체들은
그동안 출혈경쟁으로 인한 단가 인하와 경기침체에 따른 물량 감소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야만 했다.

결과적으로 관련업체들은 기술개발에 소홀할 수 밖에 없었다.

이같은 한계를 뛰어넘어 호진산업은 5년에 걸쳐 독자적으로 개발한 첨단
표면처리 기법을 적용한 컴퓨터 및 통신장비 부품생산으로 사업영역을
질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임가공을 하는 도금업체가 자사의 핵심기술을 이용해 첨단전자통신등의
기능성부품을 생산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이 회사가 신기술로 사업화에 성공한 분야는 컴퓨터 가전제품 이동통신
등의 회로에서 발생하는 유해 전자파를 차폐하는 무전해도금기술이다.

이는 범용수지뿐아니라 엔지니어링플라스틱수지등 어떠한 재질도 물리적인
특성을 부여할 수 있는 하이테크기술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미국 일본 대만만이 이 기술을 보유하고있다.
이 회사가 현재 이 기술로 제조해 삼성전자 현대전자 대우전자 삼보컴퓨터
등에 납품하고 있는것은 노트북형 퍼스널컴퓨터와 핸드폰등의 하우징파트
이다.

비전도성 플라스틱으로 구성된 하우징부품은 회로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로
인해 통신이상,장비의 오동작 등의 우려가 있다. 이를 막기위해 2,3년전
까지만해도 도료도장법 금속호일법으로 피막처리했으나 피막두께가 두껍고
밀착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호진은 이같은 단점을 보완하기위해 지난87년부터 전자파를 차단하는
무전해도금기술의 개발에 착수,91년 이의 사업화에 성공했다.

이회사는 특히 신공법을 실용화하기위해 자동화 설비투자에 힘썼다.
다시말해 사출성형 도금 도장의 일관생산 설비를 갖추고 수요자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했다.

직접 부품성형에서부터 무전해도금 도장등을 모두 끝내 완전한 부품을
가공하고 있다. 1인당 생산성과 생산원가를 크게 줄일수 있었다. 반면 도금
공정의 부가가치창출은 증대됐다.

임가공방식의 생산에서 부품직접생산으로 생산체제를 바꾸자 매출이 큰폭
으로 늘어났다.

지난 91년 27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이 지난해 42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역시 전년대비 50%이상 늘어난 65억원정도에 이를 전망이다.

내년 매출목표는 1백억원으로 잡고있다.

한양대 공대를 졸업하고 지난 72년부터 한국아르오오므사에 근무하다 82년
창업한 김순택사장(46)은 차별화된 기술보유를 경영전략으로 삼아왔다.

김사장은"외형신장에 만족하지않고 연구개발 및 자동화설비투자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앞으로의 사업계획을 밝힌다.

그는 94년3월까지 총10억원을 투입해 어떠한 수지도 용도에 맞게 무전해
도금할 수 있는 전자동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이 도금설비는 특히 여러
수지의 제품을 소량으로 연달아 피막처리할수 있는 혁신적인 장비이다.

또 지난 9월부터 국내에서 처음으로 무전해도금공정의 국제인증획득을
추진하고있다.

김사장은 세계적으로 ISO9002인증을 획득한 도금업체는 싱가포르의 왓슨사
뿐이라며 94년말까지 이의 획득을 통해 미국등지로의 부품수출에 나설 계획
이라고 포부를 털어놓았다.

<이익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