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래은행의 기업투자 사전승인제가 내년 1월20일부터 폐지된다. 대단히
좋은일이다. 이러한 금융규제는 지금까지 기업이 새로운 투자나 타회사
출자 또는 부동산취득을 할때마다 일일이 번거로운 주거래은행의 사전승인
을 거치게 함으로써 기업의 투자의욕과 국제경쟁력및 금융의 효율성을 모두
떨어뜨리는 마이너스작용을 해왔던 것이다.

그런 마이너스작용을 하는 기업 최대의 규제가 풀리게 된것을 환영하면서
도 아쉬움을 금치 못하는 것은 첫째로 이 규제해제가 30대기업그룹중 10대
기업그룹을 제외한 11~30대그룹에만 적용키로 돼있고 둘째로 기업에 대한
또하나의 금융규제인 여신한도관리제도가 폐지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점이다.

재무부는 기업여신 사전승인제폐지의 취지에 대해 우루과이라운드(UR)타결
등으로 불가피하게 맞게될 외국기업과의 경쟁에 대비한 국내기업의 경쟁력
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취지로 취해지는 규제해제
라면 10대기업그룹에 대해서야말로 투자사전승인제가 철폐되는게 마땅하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다른 20대기업 그룹보다 규모와 자본력이 큰 10대기업그룹은 개방화와
국제화시대의 대외경쟁에 가장 큰 활동을 기대할수있기 때문이다. 그런
논리에서 보면 국제화시대에 대비하여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경쟁력강화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가장 효과가 있는 10대
기업그룹에 국한해서 규제를 계속한다는것은 큰 모순이 아닐수 없다.

여기에서 우리가 다시 한번 대면하게 되는것은 우리정책당국자들의 머리속
에 깊이 박힌 대기업불신 시각이다. 그들은 10대기업들에 투자사전승인제와
여신한도제같은 금융규제를 풀경우 그들에 의한 금융독과점, 부동산투기에
의한 경제력집중이 국민경제에 해악을 초래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런
해악들이 나타나면 공정거래법상의 대응이나 세법에 의한 세금징수로 처리
하면 되지 금융에 시간과 코스트의 낭비를 강요하는 변칙적인 기업여신규제
를 하려는 것은 국내 경제만을 보고 정책을 세우던 국제화시대이전의
구시대적 발상이다.

국제화와 경쟁력강화를 강조하면서도 정부가 10대기업의 투자를 억제하는
금융규제 뿐아니라 상업차관불허등 사사건건 규제풀기를 거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일관성이 없다.

국내기업규제완화는 외국인투자에 대한 규제완화에 선행해서 실현해야할
시급한 조치을 강조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