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을 제외한 전임원을 교체한 한국보증보험의 30일 임시주총은 자본금
전액을 잠식당한 회사 경영상태만큼이나 어려운 과정을 겪었다.

경영혁신을 촉구하는 대한보증보험 삼성생명등 대주주들의 요청으로 열린
이번 주총은 부사장제를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한 정관개정에 대해선 만장
일치로 의결하는등 순조롭게 진행되는듯 했다.

그러나 임원 선임건에 들어가 조성환 상무 최상희 상무가 사표제출을 거부
하고 조상무는 주총에까지 참석,경영부실이나 임원간의 알력을 이유로
사표를 낼수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같은 돌발상황으로 인해 주총이 40여분간 정회되고 임원전형위원회가
즉석에서 구성되는등 금융기관 주총사상 극히 보기드문 사례가 연출됐다.

그결과 최상무는 상법에 의거해 해임 조치되고 조상무는 비상근이사로
선임,주총을 마무리지었다. 후임 임원은 대한보증보험(상무 나석균)
삼성생명(감사 이의송)에서 각1명씩 오고 자체승진 2명(상무 박창휘,
유기홍)으로 새경영진이 짜여졌다.

이로써 한국보증보험의 경영에 주주들이 영향력을 가할수 있는 입지가
마련된 셈이다. 대주주사의 한관계자는 "현재 한보의 경영상태로는 조금도
안심할수 없다"며 "따라서 경영책임을 물어 임원전원을 교체하고 새경영진
으로 하여금 경영혁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게 대주주들간의 견해였다"고
말했다.

김창락 사장은 지난해 경영정상화의 책임을 지고 부임한 정황을 참작해
경영의 총책임을 계속 맡기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보증보험의 이같은 급작스런 주총 소집과 임원 물갈이는 회사의 경영
부실에 원초적 원인이 있으나 몇가지 점에서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첫째 한보의 경영상태가 점차 호전되고 있는 싯점에 갑자기 경영부실
책임을 지우는데 설득력이 약하다는 사실이다. 이날 주총 인사말에서
김사장이 밝혔듯이 올 12월현재 이회사의 현금수지는 6백14억원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증자대금 4백31억원을 제외해도 3백83억원이나 늘어났다.
당기순익도 지난해 8백72억원 적자에서 올해에는 적자규모가 5백억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94년에는 여건만 호전된다면 흑자로 전환
할수 있다고 한국보증보험은 주장하고 있다.

둘째 대한보증보험 삼성생명등 일부 대주주사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은
지난28일 이사회에서 임원수 감축등 안건이 상정되기 전까지 이번 한보의
임원교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또 주총당일에도 누가 새
임원으로 오는지조차 몰랐다. 몇몇 대주주사에서 이회사의 경영권을 주도
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총1천31억원의 자본금을 갖고 있는 한보의 주주구성은 대한보증보험 15.6%
삼성생명 11.4% 대한재보험 7.02%순이며 대한등 5개 기존 생보사가 6% 동양
화재등 원수손보사가 3-4.11%를 보유하고 있다. 과반수이상의 대주주가
없는 상황에서 이날 주총과정은 이같은 의구심이 나오기 충분했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마지막으로 임원교체의 원인으로 지적된 임원간의 알력과 투서가 사실
이라면 해당 임원은 물론 최고 경영자까지 책임을 지워야 하는게 순리에
맞는 일이라는게 보험업계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