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깜작할 사이에 지나가버린 다사다난했던 지난 한해를 음미해 본다.

역시 나에게는 엑스포가 가장 인상적이다.

무더운 여름철 엑스포 열기를 온 몸으로 체험한것이 어찌 나뿐이랴.
그러나 오늘 그때의 그 기쁨과 열기는 온 나라의 어디에 남아 있는가?
나는 기술계통의 제조업체 사장이라는 직업상의 이음보다도 구경 견물을
좋아하고 시행을 좋아해서 전기간의 출입증을 샀다.

이땅의 많은 꿈나무들과 같이 일곱번이나 현장을 보고나니 어느정도
요령도 생겨 능률적으로 구경하는 노우하우도 얻게되고 또 많은것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행운을 가졌었다.

Expo가 열렸던 벤쿠버항,작년의 스페인의 고도 세미아 등등을 두루
보았다.

Expo는 단순한 박람회가 아니다. 한 시대의 과학,그 사후의 문물과
더불어 한 시대의 이념과 시대정신을 상징하는 거창한 의미를 알게되었다.

그래서 우리들은 누구 돈이 되었던지간에 1조원인가하는 큰 자원과 시간을
바친것이 아닌가? 그런데 개도국 최초 개최의 행사과는 문화유산은 한낱
그때의 구경꾼,코 흘리게와 촌로들만의 추억으로 묻어두고 사라질것들인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점 문화사의 안목에서 오늘을 알리고 후세에
전하는 확실한 방법을 찾아볼수는 없는가.

문득 20여년전 필자가 한국은행 일본주재 조사담당직원으로서 본,오사까
엑스포가 생각난다. 그때의 기록과 스라이드 필름도 찾아냈다.

대판성 박물관 앞뜰에서 본 "타임캡슐"의 반짝임이 눈에 선하다.

Expo의 자기부상열차 고속전철 전기자동차등의 미니츄어 전화번호부
각종주화기념품등을 잘 골라 작은것들을 차곡차곡 야무지게 집어넣어
후세에 전하는 방법을 생각한다.

이점 서울 6백주년을 생각해서 서울 타임캡슐을 파묻기로 한것은 좋은
착상인것 같다. 당시의 Expo당국은 예산때문에 이 아이디어를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파트 한채값이면 되지않을까 생각된다.
나라의 한가운데 새로 만든다는 기념공을 길목에 만주벌의 광개토대왕
순시미만한 거석을 똑바로 세우고 그 밑에 한시대의 "세월" "엑스포
타임캡슐" 아니 한시대의 "멧시지"를 남길순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