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부가 럭키의 맛그린 조미료광고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린 작년12월14일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선.후발조미료업체간의 입씨름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
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발업체인 제일제당 미원과 신규 참여업체인 럭키가 연초부터 화끈한
설전에 돌입할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 1차적 배경은 공정
거래위원회가 5일 럭키를 상대로 내린 광고 시정명령 및 사과광고 게재
지시.

작년 11월부터 맛그린의 시판에 나선 럭키가 화학조미료(MSG)에 대한
소비자들의 잠재적불신을 자극한 탓에 억울한 피해를 입었다고 잔뜩 속이
상해 있는 제일제당과 미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시가"사필귀정"이라며
행정당국의 거듭된 제재조치를 두손 들어 반기고 있다.

이들 2개사는 "MSG란 무엇인가""MSG,왜 규제하는가"등의 광고표현을 동원
했던 럭키에 대해 보사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MSG를 유해한 것처럼 소비자
들을 혼란시키는 허위 비방방고행위"라고 제재조치를 내린 것은 럭키에
"도덕적 패배"를 안겨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단정하고 있다.

2사는 여세를 몰아 럭키에 광고 판매전에서 또한차례 결정타를 가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제일제당 미원과 럭키의 광고싸움에서 핵심쟁점중 하나였던 MSG의 안전성
문제는 이로써 럭키의 연속 판정패로 끝나 더이상 논란의 대상이 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들업체의 더큰 싸움은 거푸 고배를 마신 럭키가 제일제당과
미원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맛그린에는 MSG를 넣지않았다"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데서 그 불씨가 커지고 있다.

럭키는 보사부가 제품포장과 광고에서 "화학조미료 무첨가표시"를 삭제
토록 지시를 내린 후에도 제품포장에 계속 이같은 표현을 사용해온데
이어 작년말 MSG를 넣지않았다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게재하며 제일제당과
미원에 1차 반격을 가한 상태다.

럭키는 또 공정거래위가 시정명령을 내린 직후 배포한 자료를 통해
"보사부와는 달리 공정거래위는 화학조미료 무첨가표시를 삭제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며 이는 자사의 결백을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제일제당과 미원은 맛그린의 원료인 간장분말의 제조공정상 MSG의
생성이 불가피한데도 럭키가 이를 부인하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
라고 펄쩍 뛰고 있다.

이들2개사는 식품공학 관련기술서에도 염산분해법이 이용되는 간장분말의
제조과정에서 MSG가 자연히 생성되고 있음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데 럭키가
이를 "넣지않았다"는 표현만으로 무첨가 표시를 고집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럭키의 맛그린 광고가 재개된 직후 제일제당은 이미 이같은 문구가 부당
하다는 진정을 보사부에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럭키가 물러서지 않을
경우 3사는 MSG첨가여부를 놓고 더 격렬한 공방전을 벌일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보사부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한 진정 및 광고를
통한 흠집내기가 맛그린의 시판초보다 더 꼬리를 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식품행정의 최고당국인 보사부는 3사의 싸움에 대해 아직 명확한
태도를 취하지 않고 있다.

주무부서인 위생정책과는 "맛그린속의 MSG함유여부"에 대해서는 분명한
답변을 피한채 "넣은 것이건,제조과정에서 생긴 것이건 본질적으로는
마찬가지 아니냐"며 해당업체들이 지나치게 사소한 부분에만 매달린다고
어정쩡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조미료3사는 외형과 자금 조직등에서 식품업계 전체를 대표하는 간판급
기업들.

보사부가 명쾌한 결단을 내리지않는 한 3사의 입씨름은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상품 선택권을 쥔 소비자들만 자칫 더 혼란에 빠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해지고 있다.

<양승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