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최근 PC(개인용컴퓨터)에 탑재된 CPU(중앙처리장치)칩을
노리는 하이테크 도둑들이 극성을 부려 칩메이커가 이를 방지하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를 강구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가 되고 있는 기업은 미인텔사. 이는 자사의 칩이 워낙 많이 깔려
있는데다 도둑들이 주로 노리는 물건이 요즘 주력제품인 i486이어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절도행위를 최소화려는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에는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한 기업에 무장강도가
침입, 486칩을 무더기로 털어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샌호제이 경찰국은
강도들이 인텔칩을 노렸으며 이같은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CBS방송국에서는 10월에 이를 취재-보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 486칩은 가장 싼 SX급 제품이 80달러정도에 메이커들에 공급되며
최고품인 DX2 66MHz짜리는 4백40달러 수준이다. 게다가 크기도 우표보다
조금 큰 정도여서 운반이 편리하고 수요는 충분해 도둑들이 눈독을
들일만한 상품이다.

사태가 이지경에 이르자 인텔측에서는 올초부터 생산되는 486및
펜티엄칩의 세라믹표면에 4자리 숫자의 고유번호를 각인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고유번호는 눈으로 식별되거나 스캐너로 판독할수 있도록 해 도난품
추적을 손쉽게 하고 나아가서는 암시장에서의 칩 유통을 근절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이고유번호는 도난방지효과는 물론 고객관리측면으로도 활용할수 있어
인텔에서는 이같은 방안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인텔의 예상대로 전개된다면 실리콘밸리의 하이테크 도둑들은 훔칠 물건의
목록을 다시 작성해야만 할것 같다.

<김현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