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세계가 지구촌이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나게 해 주는 것은 통신수단
과 전파매체의 발달이다. 아무리 멀리 떨어진 곳과도 전화나 팩스로 즉시
통신이 가능하고 지구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TV나 라디오로 즉각
시청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 버금가는 것이 수송수단의 발달이다. 육.해.공로의 교통수단 가운데
가장 빠른 항공교통으로도 지구의 한쪽에서 그 반대쪽까지를 1일생활권으로
묶을수 없는 상황이지만 고대사회의 동서교통로와 비교해 보면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엄청난 발전을 이룩했다.

동양과 서양을 잇는 교통로의 시초는 기원전 4세기께의 중국 전국시대때
열린 실크로드(비단길)다. 중국에서 중앙아시아의 오아시스지대와 페르시아
를 거쳐 로마와 이집트에 이르는 육상교역로였다. 말과 낙타로 몇달, 몇년
이 걸리는 길이었다. 중국에서는 비단을 비롯한 제지 인쇄술이 서방으로
전해졌는가 하면 중국으로는 서방의 옥등 보석과 직물이 들어왔다.
실크로드를 통한 교역은 기원전 2세기 한무제때 본격화된 이후 당나라가
타림분지에 안서도호부를 설치한 7세기중엽에 최성기를 맞았다.

멀고 먼 실크로드는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철도의 건설로 괄목할 정도로
가까운 거리가 되었다. 1916년 시베리아철도의 개통으로 실크로드의 꿈에
한발짝 다가서기는 했으나 중국과 서방을 직접 연결시켜 주는 것은
아니었다.

그 꿈이 실현된 것은 최근의 일. 지난 90년 중국의 북신강철도와 투르크멘
의 시베리아철도를 연결하여 중국의 동해안항구인 연운과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사이를 오가는 유라시아횡단철도가 개통되었고 지난해에는 이란이
시베리아철도와의 노선연결공사에 착수함으로써 북경에서 알마아타와
테헤란을 거쳐 유럽에 이르는 중앙아시아횡단철도가 생겨나게 되었다.

거기에 21세기의 아시아지역 발전의 대동맥이 될 신아시아하이웨이가 유엔
의 주관으로 앞으로 30년간에 걸쳐 건설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중국의 상해
에서 이란의 테헤란,인도네시아의 발리에서 인도차이나반도와 몽골 러시아,
베트남에서 인도와 파키스탄 이란에 이르는 20개국 41개노선 6만7,000km의
대역사다. 또한 남북한~중국~러시아~몽골~카자흐를 잇는 동북아철도 건설도
검토중이라니 더욱 관심이 가게 된다.

이들 철도망과 도로망이 완결되는 날, 현대판 실크로드의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