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과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전대통령의 10일 청와대 오찬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과거와의 화해,전.노 두전직대통령간의
불편한 관계 해소여부 등으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열린 이날
회동은 어떤 결론을 도출하는 자리가 아니었다해도 그 정치적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김영삼대통령은 이날 회동을 주선함으로써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국정목표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노 두전직대통령에게는 과거문제에
대한 사실상의 면죄부를 받는 의미의 행사로 해석되고도 있다. 아울러 오찬
현장에서 전달된 분위기를 감안하면 전.노 두대통령은 오랜 절연의 관계를
회복할 수있는 분명한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도 보여진다.

특히 김대통령은 이번회동에서 전임대통령들에게 우리경제의 현황을
소상히 설명하고 원로들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오찬회동 장소인 청와대에는 노,최,전전대통령 순서로 도착.
11시54분께 노태우전대통령이 뉴그랜저를 타고 먼저 도착했고 이보다 3분뒤
최규하전대통령이 슈퍼살롱으로,뒤이어 전두환전대통령이 포텐샤로 각각
청와대 본관 현관에 도착.

만찬장인 백악실로 들어가기전 전 김대통령과 전직대통령들은 접견실에서
건강문제등을 주제로 환담.

전전대통령은 "오랜만에 청와대에 들어오니 방향도 잘모르겠다"며 배석한
박관용비서실장에게 "내가 살던 집은 산이 되었는데 나갈때 구경좀
시켜달라"고 주문하기도.

이어 조깅 등산등에 관해 얼마간 환담을 더 나누다 김대통령의 안내로
오찬장인 백악실로 가 테이블에 좌정.

<>.오찬 메뉴는 청와대의 상징식단이 되어버린 칼국수. 좌석배치는
김대통령이 창문을 바라보고 앉고 맞은편은 최규하전대통령이 배석. 또
김대통령의 오른쪽에 전두환 전대통령,왼쪽에 노태우전대통령이 각각
마주보고 앉는 모습으로 배치.

김대통령은 이자리에서 전직대통령들에게 지난해 우리경제의 성과를
비교적 소상히 설명했으며 올해 9백억달러로 잡고있는 수출목표를
달성하기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단합된 힘과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

오찬회동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했으며 전직대통령들중에는
전두환전대통령이 가장 활발했고 이야기도 많이했다고. 오찬장에는
배석자없이 4명의 전현직대통령만 참석했으며 주대변인의 브리핑은 회동이
끝난후 김대통령의 설명을 듣고 이루어졌다.

<>.전두환전대통령은 10일 청와대오찬회동을 마친뒤 연희동자택으로
돌아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짤막하게 회동내용을 설명.

전전대통령은 점심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진 이유를 묻자 "칼국수를 아주
맛있게 먹었다. 오랜만에 가보니 지리를 잘 모르겠더라"고 동문서답.

주고받은 얘기에 대해서는 "북한핵문제에 관해 많은 얘기를 했는데
김영삼대통령이 주로 설명하고 우리는 듣는 입장이었다"며 "안보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김대통령에게 조언했는데 김대통령은 국정전반에 대해
아주 잘 파악하고 있더라"고 소개.

전전대통령은 노태우전대통령과 얘기할 틈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여러
얘기를 나눴다. 노전대통령과의 관계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면서
화해여부와 관련해서는 "오늘 자리처럼 자연스럽게 자주 만나다 보면
화해가 될것으로 본다"고 언급.

<>.노태우전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18분 연희동 자택에 도착,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라며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등
밝은 표정.

노전대통령은 정해창전비서실장 정구영전검찰총장 이수정전공보수석등
측근들과 약20여분간 청와대오찬회동 결과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뒤
이전공보수석을 통해 "부드럽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새정부가 하는일에
대해 설명듣고 국정전반에 걸쳐 의견을 교환한 유익한 모임이었다"고 발표.

이전수석은 "구체적인 내용은 청와대측이 발표하므로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예의"라면서 "개인적으로 매우 흡족하게 생각하신다"며
노전대통령의 심경을 간접 전달.

<김기웅.박정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