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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들리는 제2금융] (2) 제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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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벽두인 지난 5일 오후 종로구 관훈동 백상빌딩 10층 투자금융
    협회엔 서울지역 8개 단자사 기획부장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신년인사를
    위해서인가 했더니 그게 아니었다. 규제완화 건의서를 작성키위한 것이
    었다.

    여기서 제시된 건의내용은 한두건이 아니다. 지난 연말 새롭게 구성된
    정재석경제팀에서 대대적인 규제철폐를 들고나오자 "이번에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서 이것저것 20여건을 모았다. "역시 단자답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신년벽두부터 발빠른 행동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거꾸로
    "그만큼 단자업계에 대한 규제가 많았다" (삼삼투금 박쾌종기획부장)는
    말도된다.
    "뭘 하나 해볼려고해도 이런 저런 규제들때문에 숨도 제대로 쉴수 없는
    지경"(유한수투자금융연구소장)이란 지적까지 나올정도다.

    금융규제를 얘기할때 흔히 3P라는 말을 쓴다.
    상품(products) 장소(place) 가격(price)세가지를 뜻한다. 여기서 장소는
    지점, 가격은 금리를 말한다. 단자는 그동안 상품과 지점에서 철저하게
    규제되는 대신 금리에서는 일종의 특혜를 받아왔다. 은행권보다 1-2%의
    금리를 더줄수 있었고 이게 단자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나
    금리자유화로 이제 가격(금리)메리트는 없어졌다. "특혜(1P)"는 사라지고
    "규제(2P)"만 남게된 셈이다.

    동아투금 영업부 고창문대리는 이런 "변화"를 매일아침 고객한테서
    걸려오는 전화를 통해 확인한다. "단자상품을 사고싶은데 금리를 얼마
    주겠느냐"는 문의 전화다. 이른바 "금리입찰"을 받는 것이다.
    "얼마전까지 좀 돈있는 고객들은 단자를 찾는데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서비스도 좋은데다 이것저것 투자해봐야 단자를 따라갈 상품이 없는
    까닭이었지요. 그러나 이젠 달라졌습니다"라며 고대리는 씁쓸하게
    웃는다.

    "금리특혜"가 사라진 단자에 규제는 더욱 옴죄어온다. 우선 자금조달
    수단을 간섭한다. 자기발행 어음이율부터 연1-4%로 규제된다.
    한도도 자기자본의 절반(91년까지는 자기자본의 1배)밖에 허용되지
    않는다.
    CMA한도도 마찬가지. 늘리기는 커녕 금년초부터 자기자본의 4배에서
    3배로 줄여놨다. 증자는 물론이거니와 회사채발행도 허용되지않는다.
    자금운용규제는 한술떠뜬다. "대형 단자사의 자기자본이 2천억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입니다. 이돈은 한 그룹에 빌려줄수 있는 총한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현대나 삼성같은 대그룹은 계열사가 20-30개 되지
    않습니까. 회사당 쪼개보면 사당 1백억원도 빌려주기 힘들다는 계산이
    나오죠"(제일투금 이부형상무)현실과 동떨어진 정책(규제도 정책이다)
    이란 지적이다.

    물론 단자사들이 이러한 규제들을 그대로 지키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잡초같은 생명력을 지녔다"고 표현하듯 규제의 올가미가 씌어지면
    어떻게 해서든 빠져나가곤 한다. 실명제실시 이후 동아 대구 항도투금
    등 단자권에서 가장 많은 반실명사범이 나온것도 그런측면으로 이해할수
    있다.

    "사실 이번에 정부에 건의한 것은 규제를 완화해달라기보다는 기왕에
    해오던 것을 현실화해달라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지금
    단자사들의 위규사항을 감독기관이 모두 지적해낸다면 제대로 살아남을
    회사가 하나도 없을 거고요. 불필요한 규제를 하는 정부가 잘못인지,
    그런 규제를 위반하는 업체가 잘못인지 모르겠지만...."(모단자 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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