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대통령은 20일 대통령에 취임한지 1주년을 맞는다.

"냉전체제몰락이후 최초의 대통령" "베이비붐세대의 첫 대통령"
"40대 대통령"으로서 그가 미국사회에서 변화와 개혁을 추진한지
1년이 지났다.
클린턴대통령의 변화와 개혁이 미국사회를 얼마나 변화시켰는지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12년간의 공화당집권기와 달리
정치 경제적으로 커다란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데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론이 없다.

특히 지난 1년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의회통과, 우루과이라운드
(UR)협상타결, 아.태경제협력체(APEC) 지도자회의 개최 등 굵직한
국제통상현안들을 성공리에 마무리, 미국의 강력한 리더십을 대내외에
과시한 점은 미국인들에게 상당한 자신감을 불어넣은 것으로 평가된다.

클린턴정권의 변화된 모습은 우선 정책면에서 경제를 최우선과제로
삼겠다는 "경제우선주의"와 정부의 개입을 옹호하는 "정부행동주의"에서
발견된다.

경제우선주의는 미국병을 치유하는데 정부가 직접 앞장서겠다는 정부
행동주의와 맞물려 수많은 경제정책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기업의
경쟁력제고를 위해 정부가 산업지원에 나서겠다는 신산업정책과
신기술정책, 미경제의 고질병인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재정적자
감축안, 작지만 강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정부개혁안, 의료보험개혁안,
근로자직업 훈련프로그램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정책들이 의회와 별 마찰을 일으키지 않고 추진되고 있는 것도
클린턴정권의 새로운 모습이다.
과거 공화당정권시 의회를 지배하는 민주당과의 마찰로 정책이 입법화
되는 과정에서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의회와의
마찰해소는 클린턴정권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주고 있다. 부시전대통령이
지난 92년 무려 21번의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 의회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던데 비해 클린턴정권은 지난 1년간 한번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몇년동안 끌어왔던 총기규제법안인 브래디법안과 근로자에 대한
가족휴가법안이 입법되고 재정적자감축안이 의회를 통과한 것은
클린턴정권의 대의회관계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클린턴대통령은 특히 탁월한 설득력과 패기를 가지고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도전, 원만하게 해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클린턴정책에 반대하는 공화당의 당원들조차 클린턴대통령의 위험을
감수하는 "대담한 실험정신"과 끈질긴 집념과 정력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있다. 2백18대 2백16으로 의회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한
재정적자감축안이라든가, NAFTA의 의회통과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끈질긴 설득력과 협상력은 새로운 리더십유형으로 분류되고 있다.
"미국의 재건"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던 클린턴정권은 일단 경제
통상정책면에서는 경제학자들사이에도 평균 B학점이상의 평가를 받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외교정책에 대해서는 그다지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18명의 미군이 죽은 소말리아사태와 아이티사태 보스니아사태 등에
대해서는 부시정권과 별다른 차이를 드러내지 못한채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인권외교를 강조했던 대중국외교에서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국내정책으로는 동성연애자들의 군입대문제를 건드려 논쟁에 휘말리기도
했고 위싱턴의 로비스트근절문제에 대해서도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한편 지난 1년간 보여준 힐러리 클린턴의 활동 역시 퍼스트 레이디의
새로운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클린턴 정권이 가져온 변화의
하나로 지적된다.

<워싱턴=최완수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