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는 최근 한국이 제공한 경협차관의 상환방식으로 러시아제
무기의 제공 등 방산협력을 거듭 제의하고, 한국 정부가 이를 검토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외무부가 21일 밝혔다.

러시아의 쇼힌 대외경제담당 장관(전 부총리)은 지난 19일 러시아 정부
의 방계기관인 방위산업위원회가 작성한 러시아제 첨단무기 목록과 함께
방산협력문제를 검토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한을 외무부에 보내왔다.

쇼힌 장관은 이 공한에서 전투기.미사일.잠수함 등 러시아 제 무기의
완제품 제공, 공동생산 및 개발 등의 방산협력방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했
다.

정부는 이에 따라 조만간 외무부, 국방부, 재무부 등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러시아와의 방산협력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방산협력 주무부처인
국방부는 한-미 군사협력, 무기체계의 상호 호환성 및 사후관리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대러 방산협력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8월 쇼힌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경협차관의 원리
금 상환을 위해 방산협력을 한국 정부에 제안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 91년까지 모두 14억7천만달러의 현금 및 소비재 현물
차관을 옛 소련에 제공했으나, 옛 소련을 계승한 러시아는 재정악화로 차
관이자의 일부만을 현금과 현물(알루미늄)로 갚았을 뿐 대부분의 경협차
관 원리금을 연체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