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나 하숙집에 앉아서도 강의실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학강의를
듣는다. 또 따로 떨어진 여러 실험실에서도 동시에 한 교수의 강의를
수강한다.심지어는 캠퍼스를 훨씬 벗어난 직장에 출근해서도 틈만 낼수
있다면 수강이 가능하다.

필요한 때 어느곳을 막론하고 원하는 강의를 들을수 있는 시스템. 이런
대학교육체계 구축은 가능한가. 이같은 학교가 있다면 "환상대학(Virtual
University)"이라 불러도 좋을 듯하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는 컴퓨터와 통신망을 결합해 이런 교육체계를
만들려 추진하고 있어 화제다.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학(Cal Poly)은 지난주 환상대학을 향한
청사진을 발표했다. 대학측은 IBM,퍼시픽 벨등의 컴퓨터-통신업체들의
도움을 받아 올해부터 전자캠퍼스로서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갖춰갈 계획
이라고 밝혔다.

이대학에는 현재도 광섬유네트워크가 깔려 있으며 39개의 주요 캠퍼스
건물이 이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 따라서 이네트워크를 통해 학교내에서
기거하는 2천4백여명의 학생과 9백명의 교수,1천2백명의 교직원들은 필요한
각종 정보를 이용하고 있다.

또 캠퍼스내에는 2백50여 회선의 종합정보통신망(ISDN)이 깔려 9천여
재학생이 전자우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체제가 갖춰진 상황이다.

학교측의 계획은 퍼시픽 벨과 공동으로 작업,연말까지 종합정보통신망
서비스를 캠퍼스내의 학생,교수는 물론 대학주변의 ''대학촌''에서도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도록 교내 기간통신망을 대폭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서는 기가바이트급 네트워크를 통해 캘리포니아주내의 다른 대학과도
연계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학생들과 교수간의 강의방법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교내에 설치된 초대용량의 호스트컴퓨터에 교수,학생들이
갖고 있는 개인용 멀티미디어기기를 캠퍼스내부의 어느곳에서도 연결할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골자다.

따라서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는 교수와 학생간에 컴퓨터시스템을
통해 어디서나 즉각 의사소통을 할수 있으며 강의시간을 맞출 수 없는
경우에는 호스트컴퓨터에 연결,어느때고 강의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Cal Poly대가 이같은 대학교육시스템을 구축하기로 결정한 것은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한 때문이다. 교수진을 확충하거나 교수들의 강의시간을
늘리는 것은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어 강의방법을 효율적으로 바꿔야하며
늘어나는 교육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전자캠퍼스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컴퓨터-통신기술의 발전도 이대학이 이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만든 주 요인
이라 할수 있다. 움직이는 화상과 음성,텍스트등을 리얼타임으로 전달할 수
있으며 쌍방향으로 의사를 소통할수 있는 기술이 개발,새로운 교육체계구축
시도가 가능하게 됐다.

그렇지만 완전한 환상대학을 꾸미는 데는 문제가 없지 않다. 이가운데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하느냐 하는 것이다. 때문에
Cal Poly대에서는 이의 해결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재원문제가 해결될
경우,환상대학의 모습도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