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항공협정이 오랜만에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양측 실무자들은 지난
22일 북경에서 5일동안의 회의끝에 일단 서울~북경간 직항로를 개설키로
임시협정을 맺기로 합의했다. 두나라 항공협정은 92년 정식수교 직후부터
추진돼 왔으나 관제이양점이 쟁점이 되어 지지부진 해오다 우선 이 노선만
이라도 국제기구가 규정해 놓은 124도를 따르기로 결정, 부분적이나마 타결
을 본 것이다.

이번 협정은 임시라는 단서를 달아 놓은것으로 봐서도 완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단 협정의 실마리를 풀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우선 두나라 경제협력의 가장 기본적인 틀이 마련됐다. 두나라엔 환경협정
등 많은 경제활동에 관련된 협정을 맺어가야 하는 숙제를 남겨두고 있다.
이런 협정은 우선 사람이 자유롭게 오가고 그 수송수단이 원활해야 활발
하게 진행될수 있다. 길이 뚫리면 사람이 오가고 상품이 뒤따라 다닌다.
그래야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게 되고 경제협력도 잘 된다. 작년만 해도
기업인들을 포함, 11만명이 중국에 가고 4만명의 중국인이 온것으로 집계
되고 있다. 교역량만도 약100억달러에 육박한다.

이런 국가들끼리 항공헙정하나 없어 사람드나드는 일이 불편하다면 두
나라 다 경제적인 손실을 입게 된다.

앞으로 북경에 기착, 중국고객을 태우고 유럽으로 가는 항로를 개척하고
서울~유럽직항의 비행기가 중국영공을 통과할수 있는 길도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이런 일들은 양국의 항공사 또는 교통당국들이 장사속으로
이해독실을 따져 별개의 협상을 거쳐야 하는 관문을 남겨놓고 있다. 이번
협정이 그 물꼬를 튼것이다.

특히 중국영공을 통과할수 있다면 유럽노선의 비행시간을 2시간이나
줄이고 그만큼 휘발유값도 절약, 항공사에 큰 도움이 될수있다. 중국은
아직도 이 문제엔 과다한 통과세형식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진전
되지 않고 있다.

한중항공협정은 이런 중요성으로 미뤄봐서도 불완전한것이 하루빨리 완전
한것이 되도록 협상이 더 진전돼야 한다.

아직도 큰 걸림돌은 관제이양점에 대한 타결문제다. 중국은 상해노선만은
그 이양점을 125도를 고집하고 있다. 관제이양점은 다른 말로는 비행정
보구역(FIR)이다. 이것은 국제기구가 규정해준것을 따르는 것이 통례다.
국제규정에는 한중간 이양점은 124도다. 그런데도 중국은 그 이양점이 중국
이 그 공식기구를 인정하기전에 정해진것이 아니라고 하여 자기주장을
꺾지 않고 있다. 그들의 주장을 들어주면 1도가 우리쪽으로 밀고들어와
110km라는 영공을 잃게 된다. 이것은 국토개념의 문제다. 우리의 상해노선
엔 전세기를 중.일간에 통용되는 항공기전용로를 따라 125도를 잠정적용
받고 운용하기로 했다. 정식협정은 아니다. 행여 이 임시방편이 후에 정식
협정에 그대로 옮겨오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