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상호가 출전해 세계적 선수들을 제치고 당당 3위에 올라 국내
골퍼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조니워커클래식 골프대회가 한국에서도 열릴수
있을 것인가.

세계적 스포츠홍보 대행업체인 IMG 홍콩지사는 최근 코리아CC(대표
이동준)앞으로 보낸 전문을 통해 "한국에서 대회를 개최하고 싶으니 코리아
CC가 앞장서 달라"고 요청해옴으로써 대회유치문제가 본격 거론되고 있다.

코리아CC는 IMG로부터 뜻밖의 전문을 받고 대회를 개최할수 있는지의 여부
를 검토중이며, 곧 문화체육부에도 대회개최 가능여부를 타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기 위해서는 두가지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고,대회를 치를수 있는 코스조건이 확보돼야 하는
것이다.

현재 외국회사가 국내에서 국제대회를 개최하는데 대해 가타부타 명문규정
은 없다. 프로권투의 예에서 보듯 경기 당사자와 프로모터간 합의만 있으면
정부의 승인없이도 얼마든지 개최가 가능하다.

그런데 조니워커라는 양주를 생산하는 메이커가 후원자로 돼있는데 문제가
있다. 문체부 당국자는 "국고보조금을 받는 아마추어대회가 아니고 프로
대회인 이상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제하면서도 "수입금지품목
이거나 국민정서를 해치는 물건(이를테면 담배 술)을 생산하는 기업이
스폰서라면 신중히 고려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리아CC에서 대회
개최가능 여부를 타진해오면 정부는 그때가서 최종 유권해석을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두번째 난제는 코스조건이다. 유럽투어의 하나인 이 대회는 매년 2월초에
열리는 것이 관례인데, 우리나라는 그때가 겨울이다. 그때를 피하려면 유럽
투어일정 자체를 수정해야 하고, 참가선수들의 스케줄도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이다.

또 오는3월1일 정식개장할 코리아CC가 신설골프장으로서 국제대회를 개최
할 노하우가 있는지도 염려되는 대목이다. 그러잖아도 국내골프장의 코스는
너무 평이해 국제대회를 개최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말이 있어온 터에 말
이다.

조니워커클래식은 조니워커를 생산하는 영국의 유나이티드 디스틸러스사
(UD)가 거액의 상금을 내걸고 대회경비 일체를 부담하는 대회로 아시아권
에서는 명실공히 최대규모이다. UD는 아시아에서 클래식과 인터클럽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비롯 라이더컵 월드챔피언십 스킨스게임등 각종 골프대회를
후원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골프스폰서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두번이나 대회를 개최했다.

우리는 "국제화.개방화.세계화" 시대속에 살고있다. 양담배 양주시장이
개방된지도 오래 됐다. 혹시라도 정부가 "술을 만드는 회사가 대회를 개최
하면 국민정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60,70년대식 사고방식으로 대회를
막는다면 우리는 적어도 골프만큼은 아시아에서조차 후진국이 될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