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세미컨덕터는 싱가포르 관료들의 조직적인 팀플레이의 산물이다.
마치 "외국인투자유치는 이렇게 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텍스트처럼 여겨질 정도이다.

테크는 세계최고의 반도체기술을 자랑하는 텍사스인스트루먼츠(T)
싱가포르경제발전국(E) 일본의 캐논(C) 컴퓨터업계의 거인 휴렛팩커드(H)
가 합작으로 작년 9월 싱가포르 우드랜즈지역에 문을 연 반도체공장이다.

싱가포르 경제발전국은 이 탐나는 외국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이기 위해
싱가포르 지도를 펴놓고 공장부지를 마음대로 고르게 했다.
하필 지하철옆 우드랜즈지역이 공장부지로 떠오르자 즉시 지하철노선까지
바꿨다. 반도체공장에 달리는 전동차의 진동이 미치지 않도록 하기위한
조치였다.

싱가포르는 외국인투자유치에 경제의 사활을 걸고있다. 그렇지만 외국
전용공단도 모자라 아예 나라 전체를 내놓고 투자를 유치하는 관료의
발상은 가히 경이적이다.

투자를 유치하는 경제발전국으로선 지하철노선을 바꾸는 생각을 해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것은 도시전철을 책임진 지하철공사(MRT)측의
적극적인 협조자세이다.
싱가포르가 첨단기술과 자본유치에 발군인것은 이처럼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국가기관들까지 국가이익을 위해 항상 협조할 자세가 돼있기 때문이
다. 이들에겐 부처이기주의 따윈 파고들 여지가 없다.

지하철공사뿐만 아니다. 용수와 전력공급을 맡고있는 공공기관인 PUB도
기꺼이 나섰다.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은 반도체공장에 필수적이다. 전력이 일정하게
흐르지 않으면 반도체생산에 치명적인 손실을 준다.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반도체공장이 서지않는 이유중의 하나가 전력문제
이다. 이를 모를리 없는 싱가포르이다.
서니 찬 테크사 부공장장은 "PUB는 전력의 흐름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장치를 하고 1,500kv 짜리 비상용발전기를 새로 설치했을
뿐만아니라 22kv 짜리 케이블을 우리회사 전용선으로 마련해주었습니다"
그는 또한 "싱가포르의 국영기업들이 테크반도체 공장설립에 관한 것
이라면 마치 자기일처럼 돌봐주었다"고 말했다.

반도체공장엔 용수의 수질기준도 까다롭다. 오염물질이나 화학물질을
반드시 걸러야 한다.
"환경부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협조적이고 긍정적이어서 일하기에
편했다"는 서니 찬 부공공장은 "공장폐수로 인해 인근의 토양과 수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등에 대한 실험을 하는데도 환경부에서 기술지도를
해주었다"고 말했다.

주롱공단관리소는 테크사에 근무하는 외국인들이 주택을 구하는데 작은
서류심부름까지 해주었고 빌딩관리공단측은 공장가동시기에 맞춰 임시
사무실을 알선해주었다.

데이비드 스미스 테크사 사장은 "왜 싱가포르에 외국의 다국적기업들이
다투어 몰려드는지 그 이유를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어느나라 공무원들도 이들같이 사고가 유연하고 기민하게
행동하지는 못한다"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