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라운드(UR)의 타결로 농.수.축산물시장이 개방됐다고 걱정만하면
뭘 합니까. 가격경쟁이 안된다면 품질의 고급화로 승부를 걸어야지요" 이달
중 고려대에서 국내 최초로 식품포장학 박사학위를 받게될 박형우씨(37.
한국식품개발연구원 선임연구원)는 우리 농산물이 국제경쟁력을 갖추려면
포장기술의 선진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과일이 국내에 들어오려면 선박으로 한달이 걸립니다. 그동안
과일의 당도를 어떻게 유지해주느냐가 관건이지요. 화훼 등 경쟁력있는
우리농산물을 수출하려면 포장기술의 발달없인 안됩니다" 식품의 유통
과정에서 선도유지는 포장방법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포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도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박씨는 안타까워한다.

"우리나라의 한과를 일본식 포장지에 넣어두면 십중팔구 썩어 버리는데도
무조건 일본포장지를 찾는 업체가 많습니다. 일본식 전통과자보다 지방
성분이 많은 한과의 특성은 생각하지 않은 탓이지요"

박씨가 포장재 연구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86아시안게임때부터. 당시
외국인들에게 선보일 전통식품의 포장방법을 찾던 그는 아예 포장재연구에
푹빠지게 됐다. 박사학위논문도 과실과 채소류에 적합한 포장재질에 관한
것.

생소한 분야인 만큼 기초자료나 연구자재가 없어 고생을 했다는 그는
국내포장기술이 대만이나 싱가포르에도 뒤지고 있다며 포장의 중요성에
대한 기업인들의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