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쳐들어가는 돌격대가 아니라니 도대체 무슨 뜻인가 싶어 사이고는
"그럼 어떻게 쳐들어가는 돌격댄가요?"하고 물었다.

"나중에 아시게 됩니다" 오무라는 미리 밝혀버리기가 좀 뭐하다는 그런
표정을 지었다.

"이미 작전이 시작되었는데도 비밀인가요?" "미리 알아버리시면 재미가
없습니다. 틀림없이 오늘중으로 아시게 될테니 기다려 주십시오" "허,
그것 참." 사이고는 약간 어이가 없는 듯한 웃음을 떠올렸다.

동정군 공격부대의 총본영인 에도성의 천수각에서 오무라가 찾아올라온
사이고와 그런 얘기를 나누고 있을 즈음, 창의대의 본진인 간에이지의
오층 누각에서 항쟁을 지휘하고 있던 아마노는 뜻밖의 소식에 두눈이
휘둥그래지며 만면에 활짝 웃음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게 사실인가?" "예,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아, 꿈같은 일이로군.
이런 일을 두고 천우신조(천우신조)라고 하는 거지" "맞습니다" "인원은
몇이나 되던가?" "오백명이 좀 넘는것 같습니다" "호 그게 선발대겠지?"
"물론입니다. 후속부대가 계속 오고 있다고 합니다" "야- 됐어, 됐어.
이제 안심이야. 우리가 틀림없이 이기게 된다구. 세상이 도로 벌떡
뒤집어져 다시 도쿠가와 막부 천지가 될지도 몰라" "맞습니다. 틀림없이
그렇게 될 겁니다" 도에이산의 북쪽 진지에서 대원 하나가 보고차
달려온 것이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아이즈번(회진번)에서 원군이 오고 있는데, 그
선발대 오백여명이 산을 넘어 조금 전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아이즈번은 요시노부의 측근 중신이며 교토 수호직(수호직)을 지냈던
마쓰다이라 가다모리가 다스리는 곳이었다. 그는 주전파 중에서도
강경파였기 때문에 요시노부와 함께 오사카에서 교토로 돌아오기는
했으나, 공순의 길로 들어서기로 결심한 요시노부가 에도에서 퇴거
하도록 명령을 내려 자기의 번인 아이즈로 돌아갔는데, 그곳에서 동북
지방의 여러 번을 규합해서 열번동맹(열번동맹)을 결성하여 동정군에
대항하려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아이즈번은 과거에는 좌막파(좌막파)의 본거지였고, 지금은
반정부 진영의 총본산이 되어 있었다. 그런 번에서 원군을 보냈다고
하니, 아마노가 기뻐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