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귀래 <대한무역진흥공사 통상정보 본부장>

그린라운드가 위험수위에 도달한 지구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범세계적
차원의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국제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특히,그동안 보아온 우리주변의 환경보전실태에서
볼때 그린라운드에 대한 우리의 시각과 인식은 근본적인 전환이 요구된다.

그린라운드는 환경보전과 개발을 조화시키는 것이다. 깨끗한 물과
공기,쾌적한 자연환경보전을 통해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경제성장도 해
나아가자는 의도다. 이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산발적이고 부분적인
노력만으로는 미흡하기 때문에 각국별로 상이한 환경기준을 국제적으로
조화시키고,실효성확보차원에서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에는 무역제재
조치를 가할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경제성장측면을 지나치게 고려해 그린라운드의 궁극적
목표보다는 파급적 효과만을 지나치게 확대해석 해온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부담은 결코 새로운 부담이 아니라 우리가 마땅히
이행해왔어야 할 부담이며,환경적으로 건전한 미래를 보장하고 우리의
경쟁력향상을 위한 투자적 부담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우리기업들은 환경설비및 기술투자를 단순히 원가상승의
부담이라는 시각으로 대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파괴적 무임승차행위의 대가를 이제는 나라안팎에서
톡톡히 치루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한참 일해야할 시간 또는 일을 위해
휴식을 취해야할 시간을 약수터에서 낭비하고 있다. 그 기회비용만도
엄청나다. 대외적으로는 환경보호비협조국으로 낙인찍혀 무역제재조치의
위협을 받고 있고,대체물질이나 환경기술을 들여와야 함으로써 오히려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우루과이라운드에서 개정채택된 "무역에 관한 기술장벽협정"
에서 표준규격이나 기술규격의 정의에 제품뿐만아니라 "제조공정"까지 포함
됨으로써 앞으로 완제품자체는 환경유해적 물질이 포함돼 있지 않더라도
그것이 환경파괴적 제조공정하에 생산되었을 경우 사실상 규제가 가능하게
되었고, 또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소위 ISO18000시리즈를 통해 기업의 환경
관리시스템에 관한 표준규격의 제정을 추진,금명간 ISO9000시리즈처럼 우리
기업들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전망임을 감안할때 이제는 기업의
모든활동에 있어서 환경문제가 결정적인 경쟁요소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린라운드에서 이같은 조치의 합법성여부가 판가름나야 하겠지만 최근의
낙동강오염사건처럼 비록 완제품자체에는 환경유해물질이 포함돼 있지
않더라도 제조과정에서 대기 수질 토양등 환경을 악화사켰다면 그 제품이나
제품을 생산하는 해당기업은 국내에서 뿐만아니라 제재조치를 받게될 날도
멀지 않았다 할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모두 환경문제 나아가 그린라운드에 대한 시각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린라운드는 단기적으로 원가상승의 부담은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미래의 경쟁력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이며,우리산업 경제의 체질개선과 선진화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할
관문인 것이다.

그린라운드에 대비하고 대응하기 위해 거창한 계획이나 방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제는 계획이나 대책보다는 실천이 중요한 것이다.
국민,기업,정부가 각자 자기할 일을 하면된다. 국민은 일상생활을 영위해
나아가면서 환경보전의 실천자,감시자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정부역시
환경정책을 현실에 맞게 수립하고,이를 제대로 집행하면 된다.

환경보전문제와 그린라운드에 관한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기업이다. 우리 기업들은 이제부터라도 에너지절약형 생산구조로의
전환,그린상품및 에너지절약형상품의 개발,환경청정기술및 대체물질의
개발등 환경투자를 통해 기업의 체질을 환경보호적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날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그린상품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참여하여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나아가 대체물질,공해방지설비등 선진국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무한한 환경기술시장에 참여함으로써 환경분야에서
우리의 교역규모에 걸맞는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

우리기업들은 환경문제에 대해 새로운 비즈니스기회를 발굴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나간다는 모험적,전향적 자세와 실천이 필요하다.

이경우 그린라운드는 결코 두려워해야될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의
대상으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