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지방을 정벌하는 진무총독군의 작전회의가 에도에서 개최되었을
때였다. 동산도 진무군의 총독인 이와쿠라도모사다가 나가오카번의 중립
문제를 들먹였다. 자기 휘하의 진무군이 그쪽 방면으로 향하기 때문에 그
처리 문제를 일단 공론에 부치는게 옳겠다 싶었던 것이다.

"가와이쓰구노스케라는 자를 여러분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나가오카번이
뭐 중립 어쩌고 하면서 무장을 강화하고 있는 모양인데,도대체 잘 이해가
되지 않아요. 중립이라니 말이 되나요? 중립을 내세우면서 뭣 때문에 무장
은 강화하는 거죠?" 그말에 북육도 진무군의 총독인 다카쿠라나가요시
가 불쑥 내뱉듯 한마디로 대답했다.

"그 정신 나간 놈이지 뭐요" 그러자 오야마다다노스케가 맞장구를 치듯
말했다.

"맞습니다. 지금이 어느 땐데,중립이니 뭐니 그따위 수작을 부린단
말입니까" 오야마는 오우 진무군의 참모였다.

동북방면 진무총독군은 그러니까 동산도,북육도,오우,세개의 군단으로
편성되어 세 갈래 길로 원정을 떠나려 하고 있었다. 에도성을 무혈로
접수한 뒤의 일이었다.

그 작전회의에는 본부를 에도성에 두고있는 동정군 총참모인 사이고도
참석하고 있었다. 사이고는 말없이 여러 무장들의 나가오카번에 대한
의견을 듣고만 있었다.
이번에는 북육도 진무군의 참모인 야마가다아리도모가 입을 열었다.

"어쨌든 그 가와이쓰구노스케란 사람 보통사람은 아닌것 같아요.
무장중립과 함께 뭐 봉록의 평준화라는 정책을 추진한다면서요? 그런
정책을 아무나 생각할 수가 있습니까?" "아니,그럼 귀공은 그런 정책이
옳다고 생각하나요?" 오야마 참모가 반박을 하듯 말했다.

"반드시 옳다는 것이 아니라,보통사람으로서는 생각도 할수 없는 특이한
정책이라 그거죠. 위험하기 짝이 없기도 하고요. 봉록이 깎인 층에서
가만히 있겠어요. 암살이라도 해버리려고 들거 아니냔 말이에요.
자칫하면 자기 목숨이 날아갈 그런 위험한 정책을 끝까지 밀고나가다니
어쨌든 놀라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건 놀라운 것이
아니라,괴짜에 불과하다구요. 옹고집을 부리는 촌구석의 괴짜 말이에요"
그말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