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올 하반기중에 대미수출입화물을 취급하는 국내 해상화물운송주선
업체(무선박운송업체)들의 공동집하 영업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16일 해운항만청및 해운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자국 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미수출입화물을 취급하는 외국 해상화물운송주선업체
(무선박운송업체)들의 공동집하 영업활동을 크게 제한하는 법안을 마련,
국내 주선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연방해사위원회(FMC)는 지난해 11월 한국 홍콩 대만등의 주선업체들이
편법적인 대미수출입화물 공동집하 영업을 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이들 국가 업체들에 대한 규제 법안을 제정,다음달 11일까지 의견수렴 과정
을 거친뒤 늦어도 올 하반기중에 이 법안을 발효시킬 예정이다.

이 법안이 원안대로 발효될 경우 앞으로 대미수출입화물 공동집하에 참여
하는 모든 외국 주선업체들은 사전에 운임표를 비롯한 공동집하 계약내용을
FMC에 신고해야 하는 한편 5만달러의 성실의무보증금 예치등 까다로운 규정
을 준수해야 한다.

따라서 대부분 자본금 1-2억원의 영세업체인 국내 주선업체들로서는 보증금
예치도 어려울뿐더러 사전에 운임표를 신고할 경우 현재의 편법적인
운임요율 운영이 드러나 벌금을 부과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공동집하
영업을 포기해야할 입장이다.

미국의 해운법은 편법영업 적발시 선적 건당 2만5천달러의 벌금을 부과
하도록 되어있다.

국내 3백15개 주선업체중 이번에 제정된 FMC의 규제법안이 제시하고 있는
조건을 갖춘 업체는 현재 48개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이들 업체와 공동으로
화물을 집하, 운송하고 있다.

해운산업연구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 법안이 발효될 경우 48개 업체를 제외
한 나머지 업체들은 독자적으로 대미수출입화물을 취급할 수 없게돼 이들
유자격 업체의 대리점이 되거나 아니면 국내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미국
업체들의 대리점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해항청 관계자는 지난해 7월1일 국내 해상화물운송주선업 시장이 완전
개방된데 따른 미국내 1천2백여개 주선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주선업계는 3백15개업체중 70%에 해당되는 2백20개 업체가
대미수출입화물운송에 참여, 한미간 전체 물동량의 30% 정도인 20푸트짜리
컨테이너 16만8천개를 중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