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업계가 미국의 반덤핑공세와 후발국의 추격으로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에서 돋보이는 중소기업이 있다. 경기도 안양에 있는
진성상역(대표 최흥룡.55).

진성은 지난해 1천2백만달러의 수출로 앨범 수출을 리드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앨범수출의 5분의1 정도를 차지하는 것. 국내 앨범업계가
지난 85년 미국으로부터 반덤핑판정을 받고 아직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여서 진성의 약진은 관심을 끈다. 수출대상국은 호주를 비롯한 20여개국.

이러한 약진은 수출환경변화에 신속히 대응한데다 한번 "연"을 맺은
바이어를 놓치지않는 전략에 힘입은 것이다. 미국으로부터 반덤핑판정을
받은 것은 85년11월. 수출이 안돼 거리판매에 나서는등 수출감소분을
보전하기위해 치열한 내수판매전을 벌여 앨범이 넘쳐흘렀다.

당시 앨범수출규모는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연간 6천만달러이상이었다.
절반이상의 시장이 날아가는 충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진성은
동종업계와 달리 내수시장에 참여하지 않고 대신 생산기지의 다변화에
발빠르게 나선다. 중국 심 에 임가공공장을 마련했다. 86년 9월이다.

업계 처음으로 해외에 눈을 돌린것. 생산노하우를 그냥 버릴수없었다.
게다가 바이어들을 몽땅 동남아업체에 빼앗길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반덤핑이라는 "돌출물"에 그냥 주저앉을수 없었다고 최사장은 회고한다.

88년에는 미국 LA에 50만달러를 단독투자해 "이터널스타"사를 세우고
89년에는 필리핀에 60만달러를 단독투자,"필리핀스타"사를 설립한다.

지난해 이들 3개생산기지에서 1천만달러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LA공장은
미국시장을 타깃으로 세운 것이고 필리핀공장은 중저가 제품을 생산키위해
세웠다. 국내에서는 1타스에 30달러이상하는 고가품생산으로 특화시켰다.

생산기지의 다국적화는 다양한 모델을 선호하는 바이어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고 원자재 구매의 다변화로 원가를 줄일 수 있다. 서울사무소는 다만
이들의 병참기지역할을 할 따름이다. 수출오더도 서울에서 받는다. 또한
로테이션근무를 통해 종업원들의 국제화에 일조를 한다. 진성은 생산기지의
다국적화로 85년의 벼랑에서 버젓이 일어설수 있었다.

진성상역은 한번 거래한 바이어들을 놓치지않는 업체로 유명하다. 지금도
미국의 파이어니어 MBI, 프랑스의 MP, 호주의 프레이사등과 10년이상 거래
하고있다. 바이어관리 비결에 대해 최사장은 "약속을 지키는 것" 이라는
말로 대신한다.

진성은 베트남에 현지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래서 명실상부한 다국적
중소기업으로 웅비하겠다는 포부다. 최사장은 "한눈 안팔고 한우물을 파온
것이 결실을 맺고 있다"며 올해는 국내외 공장을 통틀어 3천만달러 이상을
수출할 계획이라고 다짐한다.

<남궁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