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증권가에서 일반투자자들은 일종의 불가사의로 생각하고 증권사 영업
직원들은 되도록 답변을 회피하는 두가지 "의문"이 있다.

27개나 되는 업종들 가운데 은행주는 비정하게 느껴질 정도로 주식시장
에서 버림받아온게 한가지 "불가사의"이다.

다른 하나는 증시활황기를 맞이해 떼돈을 벌고있는 증권회사의 주가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은행주와 증권주가 왜 이렇게 됐는가를 규명하는 것에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매매패턴변화를 읽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주식시장의 향후 움직임을 어렴풋하게나마 예상해 볼 수도 있다.

올들어 지난주말까지 종합주가지수는 5.3%가 상승해있고 우량주의 추이를
그려온 한경다우지수는 10.2%의 상승률을 기록하고있다.

반면 은행주는 평균 15.1%나 떨어져 있고 증권주 역시 4.2%의 평균 하락률
을 나타내고 있다.

기간을 더 길게잡아 작년8월말 이후의 증시가 상승기조를 타면서 자산주,
저PER(주가수익비율),이동통신 민방참여 단자사의 종금사전환 엔고 북방
호재등의 각종 재료를 들먹이며 큰 순환매가 돌아다녔으나 은행과 증권주는
이 대열에서도 소외됐다.

강세장속에서도 투자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더 많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은행주와 증권주의 소외현상에서 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증시에 상장된 주식수 구성비율로 볼때 은행주와 증권주의 비중을
절대적이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이들 주식에 많이 매달려 있다.

주식시장의 전체 상장주식수 58억7천만주가운데 은행주는 10만6천만주로
18.1%로 주식수가 가장 많은 업종이다. 증권주의 상장주식은 6억1천만주로
전체의 10.3%로 두번째로 많다. 결과적으로 상장주식수의 28.4%가 은행및
증권주이다.

이론적으로 주식이 골고루 분포대있다고 가정하면 대략 주식투자자 1백명
중 28명은 은행주나 증권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실적
으로는 은행주와 증권주는 다른 주식에비해 지분분산이 아주 잘 돼있어
투자자 3명중 1명은 은행이나 증권주를 지니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매매패턴이 구조적으로 바뀌지 않았다면 이처럼 많은
투자자들이 매달려있는 대중주가 배제될 수 없다는데 입을 모으고있다.

전문가들이 먼저 내세우는 변화로는 시장에 영향력을 미치는 주도세력이
과거와 달리 철저하게 기업의 내용을 최우선으로 삼는 펀드매니저로 대체
됐다는 점이다.

지난 86~89년의 상승국면에서는 일반투자자들이 장세를 선도했으나 지금의
주역은 기업의 재무구조나 사업내용을 철저하게 관찰하는 투신 증권 은행
같은 기관투자가의 주식운용자라는 것이다.

지난86년과 88년에 일반투자자들의 주식보유량이 62%였는데 92년에는 이
비중이 44%였고 작년에는 42%(추정)로 더 떨어졌다. 이 통계는 장세에서
일반투자자들의 "주식투자전략"이 잘 먹혀들어가지 않을 것임을 암시해
왔다.

"기관투자자가의 펀드 매니저들은 철저하게 수익 및 성장성이 있는 소수
종목을 채택할 수 밖에 없었다" 제일증권의 김양호과장은 특히 작년 중순께
부터 소수 종목으로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는 투자신탁회사의 스폿펀드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펀드매니저나 증권회사 상품운용담당자들의 행동양식이
"소수"에 승부를 거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설명을 한다.

이에따라 종목간 개성이 없는 은행주나 증권주는 이들 기관투자가의
관심권에서 멀어졌다는 해석이다.

그렇다고 주식시장이 걷잡을수 없을 정도의 초강세국면으로 이어져
증권회사 객장이 "만원사례"을 이뤄 주식을 쉽게 살수 없어 유통성이
중시되는 단계로 까지 온 것도 아니다. 유통물량이 많다는 은행주의
특성이 아직까지는 장점보다는 단점으로 비추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UR등의 영향으로 은행이 국제적인 차원에서 과연 경쟁력이
있느냐는 의구심도 주가의 상승탄력을 좀먹고 있다.

증권주에대해선 실적호전이라는 재료가 먹혀들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엄길청 한국증권리서치소장은 "신비감의 결여"라고 잘라 말한다.

다른 제조업체나 건설업체와 달리 증권주의 실적은 시시각각 투자자들에게
전달된다.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이 많아지면 위탁수수료수입이 늘어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극단적으로 증권회사의 영업실적은 매일 매일 시장의
재료로 "전시"되는 꼴이기 때문에 일반 제조업체처럼 특별한 정보사항처럼
어느 순간 수익이 알려져 주가가 반응하는 메카니즘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해석이다.

또 기술적지표를 중시하는 전문가들은 주도주의 순환논리를 내세워
은행주와 증권주가 소외받는 현상을 설명한다.

지난 88~89년초의 대세상승때 이른바 트로이카주(금융 건설 무역)가
주도주 역할을 했다. 과거의 경험에 비춰 주도주 역할을 한 주식은 다음번
대세상승기엔 소외되는 현상이 곧잘 있어왔다는게 기술적지표분석가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런 은행 및 증권주에대한 소외론은 결과론적인 분석으로 여길
수도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 긍정적인 측면도 여럿 있다는 분석이 최근들어 속속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주가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지속한다면 유통물량이 많다는 것이
장점으로 통하는 시점이 반드시 온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 재무부가
은행에 대한 유상증자 허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어야한다.

이번의 정기주총을 계기로 은행의 경영합리화가 그 어느때 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어져 성장성면에서도 점수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점차
설득력을 얻고있다.

증권회사의 경우 금융산업개편 작업에서 얻을 수 있는 업무영역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장기적인 호재가 내재돼있고 비록 "신비감"은 없지만
영업실적이 쌓여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은행 증권주 투자자들의 고민해결은 어쩌면 시간문제일지도 모른다.

<양홍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