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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언어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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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가의 고향은 파리를 제외하고는 없다"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처럼 파리는 프랑스인들의 자존심을 상징해 주는 마음의 고향이다.

    그에 못지 않게 프랑스인들은 자기 나라의 언어에 더없는 긍지를 갖고
    사랑하는 민족이다. 프랑스학사원을 구성하는 5개 아카데미중 하나인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1635년에 창설된 이래 프랑스어의 순수성을 보호하는
    기능을 줄곧 수행해온 것만을 보더라도 그네들의 끈질긴 국어사랑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고도 남는다.

    최근 프랑스정부가 광고 공고 발표문등에 적절한 프랑스어 단어가 있는데도
    외국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한 것은 프랑스어 보호
    조치의 극치임에 틀림없다. 그것이 실은 프랑스인들에게 범람된 영어의
    남용을 막자는 뜻이 뒤에 숨겨져 있다는 것 또한 프랑스어와 영어의 역사적
    연관성을 뒤돌아 볼때 미묘한 뉘앙스를 남겨주게 된다.

    9세기께부터 프랑스북부지방의 약탈을 일삼던 노르만인들 때문에 골치를
    앓던 프랑스왕은 그들에게 노르망디지역을 할애해 주어 정착케 했다. 이곳
    에서 프랑스어에 익숙해진 노르만인들은 1066년 노르망디공 지휘아래 영국
    을 정복했다. 그로부터 300여년동안 영국인들은 게르만어의 일종이었던
    자기의 고유언어를 버리고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했다. 1362년 영국의
    에드워드3세가 의회와 관공서에서 프랑스어의 사용을 금지하는 칙령을
    내린데 이어 1731년 영국의회가 법정에서 프랑스어의 사용을 금지하는 의안
    을 통과시켰을 때까지 무려 700여년동안이나 프랑스어의 지배를 벗어날수
    없었다.

    그 과정에서 영국인들은 그들의 언어를 영어식으로 개조한 앵글로노르만어
    를 만들어 냈다. 현대영어 단어의 거의 80%가 프랑스어와 유사한 것도 그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17세기에서 20세기초엽에 이르는 동안에는 프랑스어가 유럽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국제어로 군림했다. 그러나 2차대전이후 영어의
    득세로 제2의 국제어로 밀려나고 말았다.

    그런 와중에서 프랑스어는 이제 영어의 역국내침투공세에 허덕이게까지
    되었다.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아는 프랑스인들로서는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 일일 것이다. 프랑스정부의 이번 조치는 어떻게 보면 프랑스어의
    명예회복운동일는지도 모른다. 지구촌화의 도도한 흐름속에서 프랑스어의
    순수성을 어떻게 지켜갈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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