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년 은행으로 전환한이래 치열한 수신경쟁을 벌여왔던 하나
은행과 보람은행이 올들어 무리한 수신경쟁을 지양키로 "휴전",
금융가에 화제가 되고있다.

두 은행의 수신담당임원인 천진석하나은행상무과 김장옥보람은행
상무는 작년말에 만나 "서로에게 이익이 되지않는 수신경쟁을 자제키로
하자"며 "휴전협정"을 맺었다는것.

이후 두 은행은 올해 열린 전국영업점장회의 등에서 상대은행의 수신
계수를 일체 거론하지않고있다.

다른때 같으면 "상대은행이 얼마인데 우리는 뭐하느냐"는 식으로
지점장들을 독려하던 은행장들도 올들어서는 이런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실제 두 은행은 지난달 1월 6조원을 돌파했음에도 의외로 조용하게
넘어갔다.
1조원단위의 수신계수를 넘길때마다 서로 먼저 돌파했다고 주장하던
것하곤 판이한 현상이다.

선의의 라이벌로 여기던 두 은행이 일시적이나마 휴전상태에 접어든
것은 지난해 11월 총수신5조원돌파를 둘러싼 "무리"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불과 하루차이로 총수신5조원을 달성한 두 은행은 당시 5조원돌파
경쟁이 "이전투구"식으로 비춰지자 적지않게 당황했다.
이 과정에서 무차별적인 "수신부풀리기"도 동원돼 두 은행직원들
사이에선 "뭔가 같이 살아가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지않느냐"는 문제가
제기됐다고한다.

이런 필요성은 두 수신담당임원의 대좌로 연결돼 둘다 만족할만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두 은행이 휴전상태에 접어들 수 있었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이제
우리도 어느정도 컸다"는 자신감이다.

두 은행 모두 은행전환 2년만에 5조원을 달성할만큼 성장, 뼈대는
어느정도 갖췄다는게 자체평가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서로를 의식한 외형경쟁보다는 내실다지기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길만이 개방시대에 공존할수있는 지름길이라는게 두 은행의 설명
이다.
두 은행의 평화협정에대해 일시적인 제스추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즉 성장을 추구할수밖에 없는 신설은행의 생리상 협정을 깨트리는
은행이 분명 생길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작 두 은행은 이런 견해에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않고있다.
말그대로 선의의 경쟁자로 성장하지 무리한 경쟁은 절대 없을것이라는
주장이다.
어쨌든 무서운 속도로 성장, 기존 은행들을 위협하고 있는 두 은행의
행보가 주목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