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에서 원유를 싣고 일본으로 가는 대형 유조선들이 전남 여수시
오동도 앞바다 2km해역까지 들어와 일본배에 원유를 옮겨싣는 작업을 벌
이고 있어 기름유출로 인한 남해안 청정해역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원유 수입국인 일본은 기름유출 등을 우려해 해상 유조선에서 운
반선으로 원유를 옮겨싣는 작업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원유수송
선들이 이런 규제를 피해 우리나라 연근해까지 들어와 기름을 옮겨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일 여수지방해운항만청 등에 따르면 일본 쇼와셸사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 21일까지 8차례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 일본으로 직수입하
는 원유를 10만t급 대형 유조선에 싣고 여수 오동도 앞바다까지 들어와
쇼세키마루 등 5만t급의 일본배에 옮겨 일본 니가타항으로 수송했다는
것이다.
항만청은 지난달 21일 일본 쇼와셸사가 파나마 선적의 유조선 살리다호
에 5만2천4백99t의 원유를 싣고 들어와 3만3천5백10t의 원유를 자기회
사 배인 쇼세키마루에 옮긴 뒤 일본 니가타항으로 떠나는 등 한달에 한번
정도 원유 이송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여수항만청 관계자는 "일
본은 간만의 차나 사고에 의한 해양오염 때문에 원유 이송작업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일본 원유 수송업체들이 수심이 깊고
파도가 거의 없는 여수 앞바다를 적지로 선택해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원
유 이송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일대 양식장에서 양식업을 하는 어민 등은 "지난해 9
월과 지난달 20일 원유 수송선의 충돌과 하역작업중의 기름유출로 바다가
오염되는 바람에 어민들이 큰 피해를 당했다"면서 "특히 우리 산업과
아무 관계도 없는 일본 유조선이 이송료나 조금 주고 원유 옮겨싣기를 하
다 대형 사고가 날 경우 심각한 바다오염에 직면할 것"이라며 원유 이송
작업을 중단시켜 줄 것을 호소했다.
한편 여수해운항만청은 국내 정유회사인 경인에너지와 호남정유 원유의
이송작업 용역업체인 여수해왕운수(대표 김동혁.47.여수시 수정동 350)
가 경인에너지 원유를 이송한 것처럼 거짓 서류를 꾸며 일본배 원유이송
용역작업을 해온 사실을 밝혀내고 지난달 21일 이 회사에 대해 경고조처
하는 한편 항만청 담당직원을 징계하기로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