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의 흐름을 좌우하는 미국경제가 단순한 회복차원을 넘어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아직까지 경기부진상태에 있는 세계경제도 올해안에
회복될 것임이 보다 확실해지고 있다.

미상무부는 1일 지난해 4.4분기중 경제성장률이 7.5%를 기록,약 10년만의
최고성장률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1-2%증가율에 머물던 국민소비
지출이 4.5%나 늘어나고 기업들의 신규설비투자가 20.5% 늘어나 이같은 고
성장을 달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성장률이 당초 예상치였던 4-5%를 크게 상회하면서 개발도상국수준에
육박함으로써 미경기회복세가 예년에 비해 완만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완전히 잠재우게 됐다.

미경제는 약2년간의 경기침체를 겪은뒤 지난 92년말부터 회복기미를
보여왔으나 분기별성장률은 1-4%에 그쳤다. 그결과 회복세가 예년보다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예년의 경우 미경제가 침체기에서 회복될때
성장률은 보통 5%였다.

이처럼 4.4분기성장률이 예상외로 높게 나타나자 전문가들은 "이제
미경제상태를 얘기할때 "경기회복"이라는 단어는 쓰지 말아야 한다.
지금은 오히려 경기과열을 걱정해야할 시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말을 뒤집으면 미경제가 본격적인 성장가도에 들어섰다는 뜻이 된다.

7.9%라는 고성장이 일시적일뿐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미국같은 고도성숙
경제가 일반개도국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것은 굉장한 사건이다.

설사 이 고도성장률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친다해도 미경제가 성장가도
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는 견해는 없다.

전문가들은 미경제가 앞으로도 탄탄한 성장세를 지속할것이 확실하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경기예측전문기관인 DRI맥그로힐사의 신시아 래터연구원
은 "경제성장의 양대기둥인 국민소비지출과 기업신규투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미경제가 호황국면에 들어서고 있음을 엿보여준다"며 올한해 성장률이
지난해의 3%보다 높은 3-3. 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경기의 향방을 선도하는 미경제가 예상밖의 고성장을 기록함에 따라
아직까지 경기부진상태에 빠져있는 세계경제도 올해에는 회복될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세계경제의 3두마차인 미.일.독중 일본과 독일이 여전히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세계경제는 아직 완전한 회복국면에
들어섰다고 볼수 없는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활발한 국민소비지출을 바탕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자 세계경기도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한층 설득력을 갖게
됐다. 미국의 소비확대는 외국상품수입증대와 직결되기때문에 독일을 중심
으로한 유럽과 일본의 대미수출은 늘어나게된다. 대미수출증가는 경기부진
에서 탈피하려고 애쓰는 이들 국가의 경제성장에 큰 보탬이 될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또한 지난 90년7월에 선진국중 가장 먼저 경기후퇴에 빠지면서 90년대의
세계경기침체를 선도했던 미국이 회복기를 넘어 탄탄한 성장기에 접어들
었다는 것은 다른 선진국들의 경기회복도 곧 가시화될것임을 강력히 시사
해준다. 일본과 유럽은 미국보다 1년정도 늦은 지난 91년하반기부터 경기가
침체되기 시작했었다. 이같은 시차로 볼때 일본과 유럽경제도 올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이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