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간 시계사업에 전념해온 국내 시계산업의 선구자 오리엔트시계(대표
강춘근). 지난 65년 손목시계 조립개시,72년 무브먼트 조립시작,81년 1백m
고압방수시계 개발,86년 기술연구소 발족등 많은 부문에서 국내 "최초"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한국시계산업의 산증인이다.

특히 지난 84년 텅스텐을 소재로한 고급예물시계 "갤럭시"를 출시,
싸구려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국산시계의 수준을 일약 세계정상급으로
끌어올렸다. 견고성과 우아함을 갖춘 이 시계는 당시 27만원이란 고가
임에도 불구,시판 첫달에 2천5백개가 판매되는등 대인기를 끌었었다.

그러나 오리엔트맨들은 이제 그런 영화를 자랑하려들지 않는다. 현재를
직시하기 때문이다. 지난 88년 매출액 7백억원 돌파이후 어려움을 겪다가
작년에야 수출 2천만달러를 포함해 간신히 8백억원대 고지를 넘어섰다.
80년대까지만 해도 50%였던 시장점유율이 이제 25%로 떨어져 후발업체인
삼성시계와 선두자리 다툼을 하는 상황인 것이다.

물론 매출정체는 오리엔트만의 현상은 아니다. 최근 경기침체 업체간
과당경쟁 유통혼란등으로 여타 메이커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누가 기술과 디자인을 더 향상시키고 수출을 늘리느냐가 생존의 관건인
것이다.

오리엔트는 올해 <>경영정보시스템 구축 <>적극적 혁신 <>국제화추구를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획기적인 개선을 위해 "도전 100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것은 강춘근사장이 줄곧 강조하는 "초일류가 돼야한다"는 프로정신과도
통하는 것으로 100% 전직원이 참여해 오리엔트가 안고있는 품질 납기 원가
등의 문제점을 완벽한 "100"수준으로 만들자는 외침이다.

특히 이회사는 부채비율이 71%에 불과할 정도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
으로 올해 매출액의 5% 수준인 40억원을 연구개발에 쏟을 계획이다. 종업원
9백명중 순수 연구인력만 60여명에 이르고 있어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로 다짐했다.

핵심기술부문인 진공열처리기술과 프레스기술 진공도금기술등을 중점
개발하고 금속분말사출성형사업 소형모터사업등 시계관련 사업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또 올해 총매출목표 1천억원을 달성하기 위해선 3천만달러계획을 세운
수출증대가 필수적인 만큼 해외판매를 강화키로 했다. 지난 92년 설립한
스위스 현지법인 샤갈 오를로즈리사를 통해 오리엔트 고유상표인 "샤갈"로
유럽전역에 판매하고 있는데 올해 현지판매만 1천만달러를 목표로 잡았다.

나아가 올하반기께 중국에 현지공장을 설립,동남아시장도 공략하기로
했다.

향후 국내 마케팅전략으로 수입고가시계에 대응,"갤럭시"브랜드의 인지도
를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 이미지 광고를 펴기로 했다. 중저가의 샤갈브랜드
는 기존 고급패션 이미지를 지속시키고 패션시계시장의 타깃그룹을 세분화
해 집중공략할 예정이다.

"라마슈""오리엔트"브랜드는 중가예물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힘쓰기로 했다. 벽.탁상시계 부문에서는 현대적 인테리어개념에 맞는
디자인화와 첨단 신기능을 개발하는데 우선적 목표를 두었다.

그럼에도 시계산업의 전반적인 경기부진으로 인해 올해 내수가 작년보다
크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이회사는 내다보고 있다. 그래서 오리엔트
임직원들은 수출에 매달리고 옛 영화를 이제 세계시장에서 재현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문병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