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항공이 지난 92년 국방부와 사업계약을 체결했던 팬텀개량사업
(KPU)이 사실상 무산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방부는 오는 98년까지 3억달러를 투입, 팬텀기
(F-4전투기)40여대의 레이다 등 전자장비를 F-16전투기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KPU사업을 백지화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국방부는 지난 92년12월 삼성항공과 KPU사업계약을 체결한이후
<>미정부의 기술이전제한 <>레이더장비운영 소프트웨어성능보장
<>기체수명연장가능성 등을 이유로 사업을 미뤄오다 이번에 사업
자체를 없애기로했다.

국방부는 당초 미정부측이 KPU사업 가계약서에 명기한 기술중 일부
항목에 대해 기술수출승인(E/L)을 내주지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해외협력업체로 선정된 미로크웰인터내셔널사가 팬텀기에 대한 전자
장비성능개량 경험이 없어 사업기간내에 레이더장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는 어렵다고 판단, 미정부로부터 성능보장을 받아야한다고
밝혔다.

특히 팬텀기 제작업체인 록히드사가 로크웰인터내셔널사의 팬텀기
소프트웨어사용을 금지시켜야한다며 미법원에 소송을 제기함에따라
국방부는 성능사업결과에 대한 미정부의 보증이 있어야 사업을 추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전자장비개량사업에 앞서 기체수명연장
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국방부는 또 투입비용만큼의 전력증강효과가 없고 양산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사업취소를 결정했다.
국방부는 오는10일께 이같은 결정내용을 청와대에 보고, 대통령재가를
받아낼 계획이다.

<>. KPU사업 주계약업체인 삼성항공은 국방부의 KPU사업취소결정에
대해 계약까지 끝낸 사업을 국방부가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반발하고있다.

삼성항공은 또 국방부가 사업지연이유로 밝힌 것들에 대해서도
타당성이 없다고 반박하고있다. 이회사는 KPU사업을 체결할 당시
"미정부 승인조건부"로 기술이전항목을 명기, 국방부에서도 일부
핵심기술이전이 제한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있었으며 로크웰
인터내셔널사와 협력해 이전제한기술을 보완키로 합의했다고 강조
했다.

소프트웨어 성능보장에 대해서는 삼성항공과 로크웰측이 책임져야
하며 미정부가 성능에 대해 보증할수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팬텀기설계도에 대한 소유권은 미정부에 있으므로 록히드사의
소송제기는 아무런 문제가 안된다고 밝혔다. 기체수명연장의 경우
이미 미공군측에서 2020년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밝혔다고 강조
했다.

삼성항공은 KPU사업이 취소될경우 항공전자기술습득이 안돼 고등
훈련기개발(KTX-2)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우려하고있다.
이회사는 군전력증강과 항공산업육성을 위해 KPU사업은 반드시 진행
돼야한다고 강조하고있다.

<>.한편 국방부가 삼성항공과 정식계약을 체결하고 미정부에 계약금
72만달러까지 지급한 KPU사업을 취소한데 대해 호크기구매를 위해서
라는 의견이 항공업계 일부에서 제기되고있다.

공군측이 성능보장이 안된 기존전투기의 개량보다는 신형전투기를
선호해 KPU사업을 없애려한다는 주장이다. 공군은 지난92년초 국방
5개년계획에 KPU사업을 유보하고 20여대의 영국제 고등훈련기
호크기를 구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국방부의 반대로 좌절됐었다.

항공업계 일부에서는 군관계자들로부터 호크기도입예산 확보를 위해
KPU사업을 취소키로했다는 얘기를 확인했다고 밝히고있다.

이와관련, 국방부가 92년말부터 추진해온 F-5전투기 수명연장사업
(SLEP)사업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있다. 공군측이 호크기구매를 위해
훈련기로 사용되고있는 F-5전투기 SLEP사업마저 취소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KPU사업취소가 호크기도입으로 이어질지는 F-5전투기
SLEP사업 진행여부에 달렸다는 얘기가 업계일부에서 나오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