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그룹 총수들이 그룹경영 전반에 관한 내부 여론은 물론 협력업
체나 소비자들의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해 자택이나 집무실에 핫 라인을
설치하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해 8월부터 그룹 임직원들의 제안
이나 건의, 업무보고를 직접 받기 위해 설치했던 서울 한남동에 있는 이
건희회장 자택의 팩시밀리를 이달부터 삼성 협력기업, 대리점에게도 개
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 계열사들과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 불만 또는
건의사항이 있는 협력업체 등은 이회장 자택에 설치된 팩시밀리를 통해
의견을 하루 24시간 개진할 수 있게 됐다고 삼성그룹은 밝혔다.
대기업 그룹 회장이 자신의 팩시밀리를 대외적으로 개방하는 것은 극
히 이례적인 일이며 이같은 일은 삼성의 경쟁력 및 대외서비스를 강화하
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삼성의 한 관계자는 밝혔다.
삼성은 또 현재 회장 자택에 설치된 것과 같은 의견수렴용 팩시밀리를
삼성 각계열사 사장 자택이나 집무실은 물론 기획책임자 사무실에 확대
설치토록 해 협력업체, 대리점은 물론 삼성고객 등 소비자들의 불만이나
의견을 직접 접수해 경영에 즉각 반영토록 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조만간에 이회장 자택과 각 계열사 사장의 팩시밀리를 이
용할 수 있는 방법을 광고를 통해 알릴 계획이다.
선경그룹의 경우 최근 개인용 컴퓨터(PC)를 이용한 회장과 임직원간의
대화채널을 마련,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한다. "회장께 바
란다"라는 이름이 붙은 이 대화채널은 최종현회장이 경영전반에 걸쳐 임
직원들로부터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선경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최회장과 전 임직원의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무기명으로 송신해 송신자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고도 의견
개진이 가능토록 하는 한편 송신된 문서는 회장 및 본인 이외는 볼 수
없도록 했다.
최회장은 매일 PC를 통해 임직원들의 의견을 들은 후 원칙적으로 48시
간 이내에 회신한다는 계획이다. 회장과의 대화프로그램은 지난 3일 이
미 임원, 부장급 간부 및 조사담당 직원들을 대상으로 부분 개통된데 이
어 다음달부터 전 임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선경그룹은 밝혔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