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조여원에 이르는 한국 반도체 장비시장을 겨냥해 일본 장비업체
들이 대거 몰려오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램(기억소자)을 중심으로 한국 반도체 업체들
이 설비투자를 크게 늘림에 따라 지난 한해에만 16개사가 합작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하거나 국내 판매지사를 설립했다.
일본업체들의 진출은 국내 진출업체의 기술이전을 통해 현재 20%에 불
과한 장비국산화율을 높이려는 정부방침과도 일치하고 있어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들 업체를 천안2공단과 송탄공단에 집중 유
치할 계획이다.
일본업체들의 국내 진출은 92년까지 플라즈마시스템 등 5개사 정도가
합작법인 형식으로 진출하는 데 그쳤으나, 지난해부터 다이니톤스크린,
도와, 고쿠사이일렉트릭 등 대형업체들이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크게
늘기 시작했다. 수가이 등 10여개사는 국내 중소 장비업체들과 기술제휴
계약을 맺고, 도쿄일렉트론.캐논 등은 국내 판매지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에 진출한 일본업체들은 대부분 마무리장비를 제
조하는 중소업체들이며 니콘 등 핵심장비 업체들은 아직 진출의사를 보이
지 않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밝혔다.
이처럼 일본 반도체장비업체들의 국내 진출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은 올
해부터 16메가D램이 본격 생산됨에 따라 삼성, 현대, 금성 등 메모리 3사
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업계가 설비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
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3사는 올해 투자규모를 지난해보다 37% 늘려잡은 2
조7천여억원으로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