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의 대중화는 여전히 요원하다.

각종 클래식음반의 인기는 높아가고 있다지만 실제 연주를 가까이 접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적다.

7일 서초동 예술의전당 음악당.

오후 7시30분부터 국내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인 KBS교향악단의 연주회가
열렸다.

"94''교향악축제"중 하이라이트랄 수 있는 이날 공연에서도 여전히 객석은
반이 채워지지 않았다.

2천6백석의 호화로운 공간에는 1천1백67명의 관객이 앉아 있었다.

그나마 6백2명은 유감스럽게도 초대관객이었다.

"축제"라는 말이 무색했다. 바르톡의 "디베르티멘토"로 시작된 이날
연주는 그러나 인상적인 것들로 가득했다.

단원들의 정열적인 연주와 흰머리가 눈에 띄게 늘어난 지휘자 오트마
마가의 원숙미가 어우러지는 한판 무대였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등 현악기편성으로 만 연주된 바르톡의
"디베르티멘토"는 템포가 난해한 곡. 물흐르듯 부드럽게 진행되다 폭풍치는
듯 몰아치는 기세에 실린 화려한 선율이 듣기에는 편했지만 연주장면을
바라보기에는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현악기의 모든 기교가 유감없이 발휘된
느낌이었다.

다음 모차르트의 "플룻과 하프를 위한 이중협주곡". 현악기에다 오보에
혼등 몇몇 관악기가 가세한 소규모 편성에 플룻(이혜경)과 하프(강려진)가
어우러져 이루어낸 화음은 프랑스풍 살롱음악의 진수를 보여준 연주였다.

KBS교향악단은 최근 근대 작곡가들의 작품에 계속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브람스 베토벤이 서양음악의 전부일수는 없다. 이날의 피날레였던 R
시티라우스의 교향시 "죽음과 변용"연주가 갖는 의미가 그것이다. 우리
음악사를 성장하고 있는 현장들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디페리티멘토"연주도중 1악장이 끝나자 오트마 마가는 제빨리
왼손을 들어 성급하게 박수치려는 청중을 제지했다. 그러나 그것도 무위.
박수는 또 터져나오고 말았다. 적은 관객 중에도 프로그램조차 확인않는
무성의한 초대관객들은 여전히 많았다.

<권녕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