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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칼] (411) 제2부 대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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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피에 젖은 대검이 붉은 섬광을 번뜩이며 연이어 두번이나 더 냅다
    가이바라의 몸뚱이를 벴다. 낭자한 선혈에 휘감기며 가이바라는 그자리에
    풀썩 힘없이 무너져 뻗었다.

    두 수행원은 단도를 휘두르며 후다미에게 달려들었고,뒤로 벌렁 넘어졌던
    야마모토는 정신없이 몸을 일으켜 피가 흐르는 가슴패기를 두 손으로
    감싸며 비실비실 밖으로 도망을 치고 있었다.

    방안에 잠시 대검과 두개의 단도가 겨루는 칼싸움이 벌어졌다. 단도가
    대검을 당해낼 턱이 없었다. 한 사람이 비명을 지르며 나가 떨어지자,다른
    하나는 냅다 바깥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독안에 든 쥐와
    마찬가지여서 곧 그는 붙들리고 말았다.

    취조를 당하게 되자,그는 순순히 다 털어놓았다. 자기네는 밀사이면서
    동시에 자객이라면서,일차적으로 일이 잘 되면 밀사로서 끝내고,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자객으로 돌변하여 가와이 쓰구노스케를 살해하라는 명령을
    받고 왔다고 실토하였다.

    그 보고를 받은 가와이는 놀라며 치를 떨었다. 소위 관군이라는 것들이
    그렇게 비열할 수가 있는가 싶어 분노를 금할 길이 없었다. 휴전을 제의
    하면 중립 문제를 다시 협상하겠다는 말도 자기를 유인하여 살해하기 위한
    감언이설이었던 것만 같아 몸서리가 쳤다. 간밤의 꿈이 아니었더라면 틀림
    없이 자기가 변을 당했을게 아닌가. 아찔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편 자기대신 변을 당한 야마모토한테 미안하기 짝이 없는
    일이어서 이만저만 괴로운게 아니었다. 도무지 어찌했으면 좋을지 갈피를
    잡을수가 없었다.

    놀란 것은 가와이뿐이 아니었다. 그 소식을 들은 가로들과 무장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래져 가지고 모여들었다. 다른 번의 지휘관들도 달려왔다.

    가슴패기에 칼을 맞은 야마모토는 중상이기는 했으나,급소를 다치지는
    않은듯 응급치료를 받고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 병상 곁으로 모여든 중신들과 이웃 번의 지휘관들을 잠시후 가와이는
    모두 별실로 옮기도록 해서 긴급회의를 개최하였다.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모두들 흥분에 휩싸여 있어서 회의는 격앙된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보복을 해야지,가만히 두어서는 절대로 안된다면서 그쪽에서 암살을 하려고
    했으니, 우리도 야마가다란 놈을 죽여버려야 된다고들 떠들었다. 어떻게
    암살을 할것인지, 그 구체적인 방법을 재빨리 생각해내어 늘어놓는 사람도
    있었다. 가와이는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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