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크라이슬러의 소형승용차 네온(NEON)이 미국산업경쟁력의 대표주자로
까지 급부상하면서 개발방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단개발기간 최소개발비용 그리고,유례없는 초저가격의 네온이 "미국은
경쟁력있는 소형차를 만들수 없다"는 미국인의 뿌리깊은 자괴심에 종지부를
찍었기 때문이다.

네온의 개발은 지난 90년7월 미시간주 하일랜드파크의 크라이슬러 주행
시험장 격납고에서 결정됐다. 아이아코카회장은 이날 이탈리아의 피아트와
합작 개발하려던 생각을 바꿔 독자개발을 지시했다. 개발기간단축과 원가
절감을 위해서는 독자개발이 필수적이라는 로버트 P 마르셀 소형차개발
팀장의 설득이 주효했다.

마르셀팀장의 네온개발에 대한 접근방법은 남달랐다. 가격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개발에 실패할수 밖에 없다는 명제에 철저했다.

우선 벤치마킹기법을 도입했다. 혼다 시빅,포드 에스코트등 경쟁대상차량을
완전분해,각부품의 무게까지 달아가며 원가요인을 점검했다. 소비자기호조사
결과 드러난 "운전의 즐거움과 안전"을 만족시키는데 주력했다. 부차적인
기능들은 과감히 배제시켰다.부품수 자체를 1만7,500개로 줄여 원가를 낮춰
나갔다. 판매망을 별도로 구축하지 않아 1,000만달러의 비용을 줄였다.
그러나 안전에는 만전을 기해 두개의 에어백을 장착했다. 두개의 에어백은
전체부품비용을 10%인상시키는 효과가 예상됐지만 저렴한 충격감지장치를
개발,이를 모두 흡수했다.

네온생산공장인 벨비데어공장근로자들을 개발초기부터 참여시켰다.
신차개발프로젝트가 조립공장에 인계되는 것이 통상 생산개시 7개월전인
점을 감안하면 과감한 결정이었다. 이들의 의견 또한 적극 수용했다.
도어패널장착시 사용하는 소도구를 한종류로 간소화하는 방안등 4,000여
건의 제안이 생산라인개선에 적용됐다.

부품메이커도 조기에 참여시켰다. 부품메이커가 자동차성능및 가격의
70%를 담당하는 만큼 당연한 조치였다. 처음에는 좌석 타이어 서스펜션등
25개 부품메이커를 자사기술연구소에 초청,연구하도록 하는등 선별된 289개
부품 메이커와의 협력관계를 공고히했다.

지난해 11월 드디어 생산에 돌입했다. 91년4월 13억달러의 개발예산이
책정된지 31개월만의 일이었다. 개발기간단축 자체로 크라이슬러 기존
신차개발비용의 40%를 절감하는 효과를 이끌어냈다. 값싸고 재빠르게
신차를 개발해내고 있다는 일본업체들이 건당평균 36개월에 20억달러를
쓰고있는 점을 봐도 여간한 성공이 아니었다.

지난 1월 선보인 135마력의 2000cc 엔진을 장착한 5단수동변속기의
신형모델 가격은 동급 일제차보다 2,000달러가량 싼 8,975달러. 초기
모델에 엔진및 브레이크기능결함이 발견돼 회수소동을 빚기도 했지만
개발팀과 생산직근로자,그리고 부품메이커간의 3각협력체제를 통해
미국업체 처음으로 단기간에 독자개발했다는 점은 미국자동차업체들이
일본차를 따돌릴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한 자동차로 기록될 전망이다.

<김재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