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응징을 하고야 말겠다는 결의로 가와이는 동맹군의 여러 참모들과
협의하여 치밀하면서도 대담한 작전계획을 수립했다. 그리고 그 사전준비를
빈틈없이 이루어 나갔다. 이웃 동맹번의 군사를 최대한 동원했고 자기네
나가오카의 군사들은 전원을 결사돌격대로 편성하여 최일선에서 공격해
들어가기로 하였다.

결행일인 칠월 이십일이 다가오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비가
며칠동안을 그치지 않고 쏟아져 홍수가 지는 바람에 도리없이 결전의
날짜를 이십사일로 늦추게 되었다.

마침내 그날이 다가왔다. 작전은 역시 야간의 대기습공격이었다. 해가
지고 사방이 어둠에 휩싸일 무렵 동맹군은 각진영을 떠나 작전계획에
따라서 일제히 나가오카성을 향해 여러 방면으로 진군을 해갔다. 달이
없는 밤이었다. 나가오카 성내로 통하는 큰길에는 요소요소에 관군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동맹군은 큰길을 피해서 논길 밭길 혹은 산길로,
때로는 길도 아닌 곳을 마구 질러서 나아갔다.

나가오카 성내까지 잠행하여 일제히 포위공격을 개시하는 작전이었으나
미야시다무라라는 곳에서 나가오카 번군의 선봉부대 하나가 관군에게 발각
되어 총격전이 벌어지고 말았다. 나가오카 성내까지 아직 삼십리가 남아
있는 지점이었다.

서로 쏘아대는 맹렬한 총소리가 밤하늘에 울려퍼지자 다른 여러 곳의
관군들도 일제히 비상으로 돌입했고 곧 여기저기서 전투가 벌어졌다.
동맹군은 싸우면서 나가오카 성내로 진격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밤은
깊어서 이미 자정이 가까워져 오고 있었다.

나가오카성의 아늑한 내실에서 단잠을 자고있던 야마가다는 보좌관인
미쓰고군타로가 와서 깨우는 바람에 눈을 떴다.

"참모 도노,지금 적군이 공격해 오고 있습니다" "뭐,공격을? 어디를 공격해
오고 있다는 거야?" 부스스 일어나며 야마가다는 아직 잠이 덜 깨어 몽롱한
그런 표정으로 물었다.

"이 나가오카성을 탈환하려는 작전인 것 같습니다. 대대적인 공격입니다"
"가와이란 놈 간뎅이가 부었군. 어디라고 제가 감히" "글쎄 말입니다"
"어디 천수각에 한 번 올라가 볼까" "그러시지요" 보좌관의 뒤를 따라
성의 맨꼭대기 충인 천수각으로 올라간 야마가다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었다. 사방에서 총소리와 대포소리가 온통 밤하늘을 울려대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