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선진7개국(G7) 고용회의는 선진국들이
한자리에 모여 처음으로 실업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했다는 데서 역사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새로운 조치나 실천사항등이 발표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선진7개국이 실업문제의 해결에 공동으로 나서 광범위한 논의를
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큰 것으로 지적된다.

벤슨미재무장관이 폐막후 "세계실업해결의 중요한 일보"로 평가하고
앨고어부통령이 "미국과 선진국과의 전후회의중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지적한 것도 회의의 구체적인 성과보다는 회의의 성격에 더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 회의의 성과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생산성과 기술, 고용창출
등의 관계를 연구하도록 촉구하기로 합의하고 올7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열리는 G7정상회담에서 회의의 논의사항을 의제로 채택키로 한 정도가 지적
되고 있다.

이번 회의는 당초 정상회담으로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중간에 장관급회담
으로 회의성격이 격화된데다 의제도 거시정책보다는 미시정책에 초점을
맞추는 바람에 회의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상당히 낮아졌다.

여기에는 주최국인 미국이 의도적으로 이번회의에 대한 과도한 기대치를
낮추려고 노력한 점도 하나의 요인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7월 동경 G7정상
회담시만해도 미국경기가 불안한 국면을 지속, 미행정부는 G7고용회의를
통해 실업문제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인상을 줄 필요가 있었으나 이제
는 그럴 필요성이 줄었다는 것이다. 또 이번회의에 대한 일반의 기대치가
높아질 경우 실업해결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내놔야 하는 부담이 있는
점을 고려, 미행정부는 사전브리핑등을 통해 기대치를 낮춰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클린턴대통령이 개막연설을 통해 일본의 내수확대와 유럽의 금리인하를
촉구했지만 세계경제성장을 위한 이러한 거시정책사항이 심도있게 논의
되지도 않았고 교역확대를 위한 통상정책측면도 그다지 크게 취급되지 않은
점도 관심도를 끌어내렸다.

첫날회의에서 유럽의 금리인하문제가 잠시 거론됐으나 독일에서 금리인하
에 대한 어떤 논의도 원하지 않는다고 강력히 반발, 더이상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일본은 아예 대장상이 참석하지 않고 노동상만
참석했다.

따라서 이번회의는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노동정책중심으로 각국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교환하는데 중점을 두어졌다. 이번회의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라이시미노동장관의 지적대로 실업문제를 경제성장으로만
해결하려고 해선 안된다는 전제아래 직업교육프로그램, 각종실업자지원제도
등을 폭넓게 논의됐다.

로라 타이슨경제자문위원장이 폐막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독일로부터 청소년
기술교육훈련프로그램에 많은 것을 배웠다고 지적한 것이나 브라운상무장관
이 일본은 민간기업에서 직업훈련에 많이 투자하기 때문에 정부투자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밝힌데서 이번회의는 성격이 드러나고
있다.

사실 유럽이나 미국 일본등이 갖고있는 실업문제의 성격과 노동시장의
구조는 각각 다르다. 유럽이 사회보장제도의 발달로 높은 실업률을 보이는
것이 문제라면 미국은 실업률보다는 정체권 실질임금수준이 문제다.
따라서 모든 나라에 적용될수 있는 단일처방책을 찾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번회의는 이러한 각구의 차이를 인식하고 서로 교훈을 얻음으로써 거시
정책 뿐만 아니라 미시정책을 통해서도 선진7개국이 실업문제를 해결하려는
공동의 자리였다는 점에서 G7협렵체제를 구축했다고 볼수 있다.

<워싱턴=최완수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