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 첫해를 맞은 지난해 상장기업들의 경영성적표는 성장성과 채산성
면에서 모두 악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에서 신경제5개년계획을 새로 만들어 추진하는등 정부와 민간기업을
가릴것 없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국제경쟁력강화에 촛점을 맞추었음에도
첫걸음은 여전히 무거웠던 셈이다.

동서경제연구소가 이미 주총을 통해 영업실적을 공개한 12월법인을 대상
으로 종합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기업의 외형성장률은 한자리수로
떨어지고 당기순이익 또한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특히 매출액증가율은 지난89년 9.0%에서 91년 22.9%로 높아졌으나 92년의
14.4%로 둔화된데 이어 더욱 위축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순이익의 경우엔 지난92년의 4.4% 감소에 이어 더욱 큰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순이익이 큰폭의 감소세를 보인것은 자난92년도에 7천6백35억원에
할했던 한전의 순이익규모가 45%나 감소한 4천1백93억원에 그친데 큰 영향
을 받았다. 이는 공해방지시설에 대한 5천4백29억원에 달하는 특별감가상각
때문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기업실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가차별화를 반영이라도 하듯
기업들간의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모습은 무엇보다 제조업의 약진과 비제조업의 부진에서 찾을수
있다.

우량기업이 많이 포함된 제조업체는 매출액증가율은 12.3%로 전체평균치
(9.9%)를 웃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92년의 10.7%에 비해서도 더욱
호조를 보인 수준이다.

지난92년에 전년대비 19.1%의 감소를 맛보아야 했던 제조업체의 당기
순이익도 지난해엔 5.2%의 증가를 기록했다.

이처럼 12월법인들이 전체적으로 10.4%의 순이익감소를 보였는데도 제조
업체의 순이익이 오히려 늘어난데는 금리하락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
된다. 지난 92년말께부터 시중실세금리가 뚝 떨어지면서 금융비용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금융비용부담률도 그만큼 하락했고 이의 최대
수혜자가 제조업체였다는 설명이다. 제조업의 매출액호조 또한 엔고의 영향
으로 전기전자를 비롯한 경기선도업체들의 수출이 큰폭으로 늘어난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반해 비제조업의 매출액은 줄어들고 당기순이익 또한 감소하는 비운의
한해를 맞았다.

제조업체중에선 기업간 외형판도변화도 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한해전에 매출액1위를 기록했던 포항제철이 6조9천2백8억원에 그쳐
3위로 밀려나고 삼성전자가 8조1천5백47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올해 새로 상장된 삼성중공업은 전체매출액상위 20위를 기록하고
당기순이익 상위10위에 랭크됐다.

<손희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