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시론] 한반도 운명의 선택..홍상화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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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냉전이 극에 달했던 50년대 당시 하버드대학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헨리 키신저가 주장하여 학계에 널리 받아들여진 군사 외교 이론이 있었다.
상호 방어불능(Mutually vulnerable)상태,즉 미국과 소련 어느 한쪽이 선제
핵공격을 가할 경우 상대방의 핵공격을 피할수 없는 상황아래서 인류의
멸망을 피하는 수단으로서 재래식 무기로 무장된 대치선 완충지대(Buffer
Zone)의 결정적인 역할을 역설한 것이 키신저가 제시한 이론의 골격이다.
다시 말해 동서 양진영이 완충지대에서 재래식 무기로 군사충돌이 일어
나고 있는 동안 서로가 핵전쟁을 재고할 타협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핵전쟁으로 인한 인류의 멸망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일리가
있는 이론이다.
그러나 무력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완충지대에 속해 있는 국가에는
매우 불공평한 이론일 수밖에 없다. 그간 유럽대륙에서는 분단된 독일
동아시아에서는 인도차이나반도,그리고 극동에서는 분단된 한반도가 그
완충지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보면 독일은 동서화해와 구소련의 몰락에 힘입어 통일
되었고 인도차이나반도는 한쪽의 힘으로 오래전에 분단상태가 종결되었으나
오직 한반도만이 아직까지 대치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세계
에서 인적 왕래는 말할것도 없고 전화통화나 편지왕래가 되지 않는 곳은
한반도의 남.북한간 뿐이다. 더구나 같은 한반도에 자리잡은 같은 민족
이기에 더욱더 한심하게 느껴진다. 우리 민족의 씻을수 없는 수치라고밖에
할수 없다.
이러한 민족적 수치를 씻을 수 있는 기회가 그동안 우리에게는 여러번
주어졌었다. 동서 양진영의 화해무드가 한창 무르익었을때,그후 동.서독의
통일이 이루어졌을때, 그리고 가장 근래로는 구소련이 와해되었을 때이다.
이런 기회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이유는 남.북한 양쪽의 정치력 부족과
시대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국민역량의 미달 때문이었다고 할수 있다.
이제는 우리만이 시대적 변화에서 뒤떨어진 외톨이가 되어 구시대에
살고있는 느낌이다. 아직도 우리는 북한의 적화야욕이라는 허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소련의 와해가 있기전까지 북한의 적화야욕은 분명히 실재했었고 우리는
그들의 야욕을 경계함이 마땅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북한
의 적화야욕이 구체화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요소가 구비되어야 한다.
즉 의욕 능력 그리고 국제정치 역학관계가 그것이다. 북한은 의욕면에서는
어떨지 모르나,현재 유일 초강국인 미국이 한국의 안보에 직접 관련되어
있는 이상 능력과 국제정치역학면에서 여건이 결핍되어 있다고 할수
있으므로 그들의 적화야욕은 구체화될수 없다.
그것은 그들의 시대착오적 발상이거나 우리들의 망상일 것이다. 우리는
절대로 그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GNP수준이 열배가 넘고 인구가 두배 가까운 남한이 북한을 두려워할 이유
란 없는 것이다. 만약 우리에게 북한을 두려워할 이유가 있다면 북한에게는
남한을 두려워할 더 큰 이유가 있는 것이다. 과거 군사정권하에서 우리가
실제로 두려워한 것은 시대착오적 공산주의 망상에 젖은 "내부로부터의 적"
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혹한 정치적 갈등을 거쳐 국민이 선택한 문민
정부가 들어선 현재, 공산주의가 몰락한 이 시기에, 내부로부터의 적도
두려워할 존재가 될수없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성급한 통일이 아니다. 비록 남.북한이 체제는 달리
하고 있으나 이데올로기가 무너진 상황아래서 적대국이 될 필요는 없다.
민족의 통일이 지상 목표이기는 하지만 적대적인 대치관계로 인한 전쟁
재발위험의 상존이라든지 낭비적인 군비경쟁이 없는한 시기적으로 서두를
필요는 없다. 우선은 긴장상태의 완화와 상호교류를 통한 민족동질성의 재
확인이 우리의 당면목표이다.
이러한 당면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한쪽이 이니셔티브를 취해야 한다.
국제적 여건이나 경제력,인구 규모면으로 보아서 당연히 남한이 이니셔티브
를 취해야 하고 그 이니셔티브는 관대함과 인내심과 과감한 양보를 수반
하여야 한다. 우리는 북한과의 경제교류를 아직도 사회주의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우리는
과감하게 북한의 경제개방을 도와주어야 한다. 경제개방으로 인한 경제적
풍요로움이 김일성체제의 최대의 적일 것이다.
한반도의 주변상황을 보라. 더이상 끌고 당기고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사회주의체제를 고수하고자하는 중국은 그들 입장에 따라 북한 현체제
유지를 원하는 것이 당연하고 일본 역시 그들의 경쟁국으로 부상할 통일된
한국을 원하지 않기에 현 분단체제의 유지를 바랄 것이다.
작금의 세계정치상태는 매우 유동적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동서냉전시대
동안 미국과 소련의 완충지대 역할을 충실히 한 한반도는 앞으로 다시
중국과 일본 사이의 완충지대로 전락할 비참한 운명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헨리 키신저가 주장하여 학계에 널리 받아들여진 군사 외교 이론이 있었다.
상호 방어불능(Mutually vulnerable)상태,즉 미국과 소련 어느 한쪽이 선제
핵공격을 가할 경우 상대방의 핵공격을 피할수 없는 상황아래서 인류의
멸망을 피하는 수단으로서 재래식 무기로 무장된 대치선 완충지대(Buffer
Zone)의 결정적인 역할을 역설한 것이 키신저가 제시한 이론의 골격이다.
다시 말해 동서 양진영이 완충지대에서 재래식 무기로 군사충돌이 일어
나고 있는 동안 서로가 핵전쟁을 재고할 타협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핵전쟁으로 인한 인류의 멸망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일리가
있는 이론이다.
그러나 무력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완충지대에 속해 있는 국가에는
매우 불공평한 이론일 수밖에 없다. 그간 유럽대륙에서는 분단된 독일
동아시아에서는 인도차이나반도,그리고 극동에서는 분단된 한반도가 그
완충지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보면 독일은 동서화해와 구소련의 몰락에 힘입어 통일
되었고 인도차이나반도는 한쪽의 힘으로 오래전에 분단상태가 종결되었으나
오직 한반도만이 아직까지 대치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세계
에서 인적 왕래는 말할것도 없고 전화통화나 편지왕래가 되지 않는 곳은
한반도의 남.북한간 뿐이다. 더구나 같은 한반도에 자리잡은 같은 민족
이기에 더욱더 한심하게 느껴진다. 우리 민족의 씻을수 없는 수치라고밖에
할수 없다.
이러한 민족적 수치를 씻을 수 있는 기회가 그동안 우리에게는 여러번
주어졌었다. 동서 양진영의 화해무드가 한창 무르익었을때,그후 동.서독의
통일이 이루어졌을때, 그리고 가장 근래로는 구소련이 와해되었을 때이다.
이런 기회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이유는 남.북한 양쪽의 정치력 부족과
시대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국민역량의 미달 때문이었다고 할수 있다.
이제는 우리만이 시대적 변화에서 뒤떨어진 외톨이가 되어 구시대에
살고있는 느낌이다. 아직도 우리는 북한의 적화야욕이라는 허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소련의 와해가 있기전까지 북한의 적화야욕은 분명히 실재했었고 우리는
그들의 야욕을 경계함이 마땅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북한
의 적화야욕이 구체화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요소가 구비되어야 한다.
즉 의욕 능력 그리고 국제정치 역학관계가 그것이다. 북한은 의욕면에서는
어떨지 모르나,현재 유일 초강국인 미국이 한국의 안보에 직접 관련되어
있는 이상 능력과 국제정치역학면에서 여건이 결핍되어 있다고 할수
있으므로 그들의 적화야욕은 구체화될수 없다.
그것은 그들의 시대착오적 발상이거나 우리들의 망상일 것이다. 우리는
절대로 그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GNP수준이 열배가 넘고 인구가 두배 가까운 남한이 북한을 두려워할 이유
란 없는 것이다. 만약 우리에게 북한을 두려워할 이유가 있다면 북한에게는
남한을 두려워할 더 큰 이유가 있는 것이다. 과거 군사정권하에서 우리가
실제로 두려워한 것은 시대착오적 공산주의 망상에 젖은 "내부로부터의 적"
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혹한 정치적 갈등을 거쳐 국민이 선택한 문민
정부가 들어선 현재, 공산주의가 몰락한 이 시기에, 내부로부터의 적도
두려워할 존재가 될수없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성급한 통일이 아니다. 비록 남.북한이 체제는 달리
하고 있으나 이데올로기가 무너진 상황아래서 적대국이 될 필요는 없다.
민족의 통일이 지상 목표이기는 하지만 적대적인 대치관계로 인한 전쟁
재발위험의 상존이라든지 낭비적인 군비경쟁이 없는한 시기적으로 서두를
필요는 없다. 우선은 긴장상태의 완화와 상호교류를 통한 민족동질성의 재
확인이 우리의 당면목표이다.
이러한 당면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한쪽이 이니셔티브를 취해야 한다.
국제적 여건이나 경제력,인구 규모면으로 보아서 당연히 남한이 이니셔티브
를 취해야 하고 그 이니셔티브는 관대함과 인내심과 과감한 양보를 수반
하여야 한다. 우리는 북한과의 경제교류를 아직도 사회주의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우리는
과감하게 북한의 경제개방을 도와주어야 한다. 경제개방으로 인한 경제적
풍요로움이 김일성체제의 최대의 적일 것이다.
한반도의 주변상황을 보라. 더이상 끌고 당기고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사회주의체제를 고수하고자하는 중국은 그들 입장에 따라 북한 현체제
유지를 원하는 것이 당연하고 일본 역시 그들의 경쟁국으로 부상할 통일된
한국을 원하지 않기에 현 분단체제의 유지를 바랄 것이다.
작금의 세계정치상태는 매우 유동적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동서냉전시대
동안 미국과 소련의 완충지대 역할을 충실히 한 한반도는 앞으로 다시
중국과 일본 사이의 완충지대로 전락할 비참한 운명을 맞이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