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교역에 노동상태를 연계시키려는 블루라운드(Blue Round)의 움직임이
미국 프랑스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블루라운드는 한마디로 국제사회가 규정한 근로조건대로 어떤 나라가
제품을 생산하지 않을 경우 이제품의 수출을 가로막겠다는 것이다.

블루라운드는 선진국에 비해 노동상황이 열악한 개발도상국들을 겨냥한
선진국의 무역장벽인 셈이다.

다시말해 개도국기업들이 급여나 복지 안전 근로시간등과 관련,종업원들
에게 "정당한" 대우를 해주지 않고 생산한 제품에 대해 선진국들이 수입을
제한하거나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말 타결된 우루과이라운드(UR)가 모든 나라의 시장개방확대를 통한
자유무역을 추구하고 있는 반면 블루라운드는 개도국들에 대해 선진국들의
시장을 폐쇄하는 보호주의적인 성격이 강하다.

UR가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들에도 교역신장혜택을 주는 것과는 달리 블루
라운드는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큰 무기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개도국들의 수출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것으로 보인다.

가격경쟁력에서 개도국들에 밀리고 있는 선진국들이 개도국의 근로조건을
강화시킴으로써 자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끌어 올리려는것이 블루라운드
를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선진국들은 그동안 저임개도국들의 노동상황에 대해 강한 불만을
품어왔다.

개도국의 기업들이 최저임금도 주지 않은채 미성년어린이들을 고용하고
인건비가 거의 안드는 죄수나 노예등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덤핑수출하고
있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곤했다.

선진국들은 주로 일부동남아국가들과 중남미국가,아프리카국가들이
노동착취를 통한 불공정한 무역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이중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가 어린이등 저임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는
점에서,중국등 일부 개도국은 죄수를 이용해 물건을 값싸게 생산.수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이들 국가를 비난하고 있다.

블루라운드가 이처럼 저임의 미성년자 고용이나 죄수 노예등의 강제노역
행위를 주 타깃으로 삼고 있지만 법정근로시간 안전문제와 연관된 작업
환경, 종업원복지등도 규제의 대상으로 삼고 있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모든 개도국들에 영향을 미칠것임이 확실하다.

특히 미국은 노동과 무역을 연계해 개도국들의 수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블루라운드와 같은 다자간협상을 통해 강구하고 있는 한편 미국안에서도
자체적으로 노동.무역연계수단을 찾고 있어 미국과 교역을 하는 모든
국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달 리처드 게파트미하원의원은 교역상대국들이 노동과 환경분야에서
미국이 설정하는 기준에 맞추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법안은 미국이 요구하는 노동 및 환경기준을 준수
하지 않는 교역상대국의 제품에 대해서는 미국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올들어 부상하고 있는 그린라운드와 함께 우리나라같은 개도국의 수출에
큰영향을 주게 될 블루라운드는 그동안 국제무역협상에서 사사건건 대립
해온 미국과 프랑스가 서로 손을 잡고 추진하고 있는 점이 주목거리다.

이때문에 개도국들이 노동과 무역을 연계하는 것에 대해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는 4월12일부터 15일까지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UR협정회의에서 블루라운드는 차기 국제무역협상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함께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는 23일 노동자권리와 임금,보건,작업
안전,어린이와 죄수노동에 관한 전반적인 근로지침을 승인함으로써 블루
라운드 개시 가능성을 높였다.

블루라운드는 앞으로 마라케시회의에서 그린라운드와 함께 차기라운드로
채택된후 내년에 발족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핵심사업이 될것으로
보인다.

<이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