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이대로는 안되겠다. 정부조직개편을 제대로 해야한다. 각 부처별
로 정부기구축소작업이 진행중에 있으나 그 진행상황이 극히 지지부진하다.
한마디로 시늉만 내고 있다. 눈가리고 아웅이 많다.

기구축소보다는 기구의 이름만 바꾸고 기능만 재배분하려 든다. 사소한
권한도 절대 안놓으려 안간힘이다. 서로가 눈치만 보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기구가 확대되고, 업무가 중복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부처할거주의
는 여전하다.

원칙도 없고 기준도 확실하지 않다. 도대체 전체의 그림이 없다. 왜 정부
조직을 개편해야 하는지 어느 방향으로 어떤 철학과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해야 하는지 등이 명백하지 않다.

이해당사자인 공무원들에게 자기부처 조직개편을 맡기니 마치 기업들에
기업활동규제 방안을 만들어 내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처음부터 될 일이
아니다. 공연히 장차관들 마음만 괴롭히는 셈이다.

그러나 명백한 것은 우리나라 행정기구,정부조직을 이대로 두고는 우리의
세계화 전략은 성공할수 없다. 세계화다 개혁이다 많이들 이야기 하고
있으나 정부기능과 조직개편없이는 우리경제의 세계화도 없고 진정한 개혁도
없다.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첫째 제3의 기관이 정부조직개편작업을 맡아야 한다. 유능한 공무원들이
실무차원에서 참여는 하되 반드시 제3의 기관이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맡아야 한다. 그래야 일이 된다.

둘째 일정한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기존의 정부
기능을 제로 베이스에서 재점검, 재평가하는 일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과거
30여년간의 근대화시대에 걸맞던 행정기능과 조직을 앞으로 올 세계화시대에
걸맞게 환골탈태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기능 하나하나 그 필요성여부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강화해야 할 부분과 축소해야 할 부분을 구별하여 조직과
인원을 재구축하여야 한다.

세계화를 위해서는 앞으로 경제질서분야(공정거래 소비자보호 금융통화
위원회 노동위원회등)의 정부기능은 강화돼야 한다. 과거 30년간 상대적
으로 소홀히 해왔던 사회개발분야(환경 노동 사회보장 지역균형개발등)의
정부기능도 확대해야 한다. 동시에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하는 세계화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내의 종합기획조정기능도 강화해야 한다.

반면에 지금까지 중시되어 왔던 경제개발부문(경제계획 산업정책 관치금융
등), 특히 개별 경제과정에서 정부개입부문(각종의 인허가등)은 대폭 축소
되어야 한다. 관의 민에 대한 간섭뿐 아니라 관의 관에 대한 간섭부문도
줄여야 한다. 또한 지방화시대를 맞이하여 중앙정부의 기능을 크게 즐이고
지방정부의 기능은 크게 확대해야 한다.

축소할 분야를 축소하고 강화할 분야를 강화해도 전체적으로는 약20%정도
기존정부기능의 축소는 불가피할 것이다.

셋째 공무원사기진작정책이 나와야 한다. 공무원사기를 높이고 조직을
활성화시키지 못하면 행정개혁은 성공할수 없다.

우선 시급한 것이 보수의 현실화이다. 20% 정부기능의 축소로 생기는 여유
를 전액 공무원보수 현실화에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진행될 기업형
정부로의 각종 관리경영개혁, 사무의 전산화 등으로 공공서비스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올라가면 그 증대분 만큼 보수를 반드시 올려야 한다. 한마디로
공공부문에도 "보수-생산성" 연동제를 실시해야 한다.

개별업적평가제도도 강화하고 과학화해야 한다. 개별공무원들의 노력과
실적 차이가 반드시 보수와 승진승급의 차이로 나타나도록 하여야 한다.
유능하고 성실한 개혁적 공무원들과 무능하고 불성실한 복지부동형 공무원
들이 반드시 구별되고 차별화돼야 한다. 공정한 인사, 신상필벌의 원칙등이
서야 조직이 활성화된다.

공무원의 신분보장은 지켜져야 한다.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인원감축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20%의 기능축소는 원칙적으로 자연감소와 명예
퇴직제 그리고 전직을 위한 재교육과 재훈련의 강화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옳다.

여하튼 현재와 같은 정부조직과 기능을 그대로 두고는, 즉 방만한 경영
불필요한 간섭 관료주의와 권위주의 무사안일등이 지속되는한 우리나라가
세계속에서 경쟁하는것은 불가능하다. 더 이상의 국가발전 21세기형 국가
발전은 불가능하다.

동시에 유능하고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이 제대로 대우받고 평가받는
공직사회를 만들지 못하면 세계화도 개혁도 모두 공염불이 된다. "올바른
개혁"을 통하여 공무원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다시 한번 뛸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혹자는 개혁때문에 공무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크게
틀린 말이다. 개혁이 잘되어서가 아니라 개혁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올바른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아 공무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