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전화통화" 추수감사절을 얼마 앞둔 지난해 11월22일,빌
클린턴대통령은 닷새째 파업을 벌이고 있던 아메리칸항공사(American
Airline)의 로버트 크랜들회장과 노조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타협점을 찾지못하고 있는 노사양측에 자신이 구상한 "중재안"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대통령은 노조에는 즉각적인 파업중단과 회사측안의 일부 수용을,회사측
에도 노조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이는등 각각 한발짝씩 물러서라고 촉구했다.

이 전화통화로 "임금인상"과 "동결"주장이 맞선채 지루하게 계속되던
아메리칸항공사의 노사분규는 일단락됐다.

클린턴대통령의 중재로 수만명에 이르는 추수감사절 여행객들은 일단
한시름을 덜었으나 5일간의 파업으로 인해 노사양측은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파업기간중 여객기의 70%가 운항중단돼 회사측은 하루에 약 1천5백만~
2천만달러의 커다란 손실을 보았으며 노조역시 조종사와 정비공,승무원들
간에 첨예한 이해관계로 심각한 내분에 휩싸이게 됐다.

그러나 노사분규는 더 이상의 뉴스거리를 제공하지 못했다.

연대파업이 아닌 일개 회사의 파업을 놓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자 이제까지
분규추이에 쏠렸던 관심은 "대통령의 전화통화"쪽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노동계는 물론 경제분석가들도 대통령이 노사분규를 중재하기위해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선 의미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 것이다.

미행정부가 당사자들에게 맡겨두고 관망했던 이제까지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파업등 각종 노사분규를 "사회의 공적"으로 간주,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하는게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경제분석가들은 정부의 지나친 개입으로 산업균형이 흐트러질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대통령이라는 사령탑을 중심으로 계열사 최고경영자에서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주식회사 아메리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하나의 징표"라고 해석했다.

클린턴대통령이 잡음과 가십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노사분규 "개입"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분규를 냉담하게 비판하는등 국민의 시각이 크게
변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몫만을 주장하는 노동조합이나 종업원의 자질과 복지향상에 게을리하는
기업이 적대적인 관계로 초래하는 사회불안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