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청와대 안팎에서는 황병태 주중대사의 북경발언 헤프닝이 주요
화제가 됐다. 황대사는 왜 그같은 터무니없는 발언을 했을까. 단순한
실수일까, 아니면 소신을 담은 의도된 발언 이었을까. 정부 외교안보팀의
무능으로까지 비춰진 이 헤프닝에 대한 관심이 후에도 계속 증폭되고 있다.

<>."지난번 방미때는 UR문제가, 이번 순방성과는 북경의 황사현상(황대사의
발언을 빗댄말)이 망쳐버렸다" 한 고위당국자의 표현처럼 청와대는 황대사의
실언에 매우 어처구니 없어하고 있다.

황대사의 발언배경에 대해서는 대체로 다음 두갈래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첫째는 그가 주중대사의 입장에서 중국측 시각을 부분적으로 강조하다보니
내용이 과대포장 되었다는 것이다. 다른하나는 김대통령의 방중성과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일부 평가가 있음을 의식, "그렇지 않다"는 점을 강조
하려다 내용이 에스컬레이트 되었다는 해석이다.

<>.그런가하면 한편에서는 황대사가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있다 보니
스스로 "잊혀져 가고있다"는 조바심을 느끼고 있으며 그결과가 언론앞에서
의 실수로 비화됐다는 지적과 <>오히려 황대사의 발언이 한중정상회담에서
오간 솔직한 내용이라는 설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의 설처럼 한중정상회담에서 공개되지 않은 어떤 밀약이
있었다는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정종욱청와대외교안보수석은 이와
관련 "분명히 말한다. 정부 외교정책의 기조를 바꾸는 어떠한 공개되지
않은 밀약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북경에서의 귀국당일인 31일 이른아침, 황대사의 전날밤
"실언내용"을 보고받고 매우 화를 낸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심지어
이날아침 7시부터로 예정된 주중특파원과의 조찬간담회 석상에 황대사를
참석치 말라고 지시했으며 "(황대사에게)몇번이나 말조심하라고 주의를
주었는데도 자꾸 실수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노출했다는 후문.

김대통령은 또 북경에서 천진으로오는 승용차에 동승한 황대사에게 다시
한번 주의를 주었으며 탑승비행기 안에서 황대사가 환송인사를 할때까지도
완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모습이었다는 설명이다.

김대통령의 측근들은 그러나 이번일로 황대사가 소환조치되거나 별다른
문책을 받을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황대사가 실수한것은 분명하지만 그동안 주중대사직을 성실히 수행해
온데다 그 능력 또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여기다 중국과의
외교적인 관계등을 고려할때 이번일은 단순한 헤프닝으로 마무리지워질것
같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황대사는 김대통령의 방중직전에도 "한중간 무관세 시장을 추진중
이다"는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한것이 언론에 보도되는 바람에 김대통령에게
"말조심 하라"는 주의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