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 출범후 대학가는 눈에 띠게 조용해졌다. 그렇게 많던 시위사태가
없어지고 그 대신 "새내기" 환영행사를 크고 다양하게 하는등 재생시켜가고
있다. 정치성대자보도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대개 "동아리"들의 회원모집
이나 행사광고가 붙어 있다. 이제 대학이 외관상으로나마 대학다운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듯해 여간 기쁘지 않다.

그런데 요즈음 대학가는 다시 술렁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UR협상결과에
대한 국회비준 반대를 위한 모의투표나 서명운동등이 거의 모든 대학에서
일어나고 있다. 총궐기대회라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학생이 동참할지는 모르겠지만 모처럼 힘들고 어렵게 놓아진 면학분위기에
금이 가지 않을까 걱정된다.

UR협상의 내용이 앞으로 지금보다 유리해질 길이 있다면 나 역시 그 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을
할수는 없으나 과연 대학생들이 이런 운동을 한다고 일이 해결될지는 의심
스럽다. 젊은 대학생들이 이처럼 나라걱정을 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아무쪼록 지성인답게 또 이성적으로 행동해 주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또한 외제나 외국상표가 붙은 옷을 입고 외국제 식품을 먹으면서 UR협상
비준반대를 하는 우스운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으며 한다. 요즈음 대학생들
중에는 외국상품으로만 살아가는 듯한 학생들도 더러 있다.

UR협상비준반대도 좋지만 먼저 이러한 동료학생들에 대한 설득이나 계몽
활동부터 펴서 입으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물건(농산물만이 아니라
공산품 포함해서), 우리상표를 아끼자는 운동을 벌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런 흐름이 무절제한 사치와 낭비를 일삼는 기성세대들에게도
경종을 울려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