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쟁력 강화] (32) 미국 (11) 경쟁력으로 승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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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0만명 남짓의 "시골도시"인 콜럼비아시에 한국기업의 이름을 딴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않다. 동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관문인 콜럼비아공항에서 차로 5분거리밖에 떨어져있지 않은 곳이다.
거리이름은 "실스타 로드(Silstar Road)"다. 부산에 본사를 두고 이 거리
에 판매법인과 창고를 설립,운영하고있는 낚싯대 제조회사 은성사의 영문
이름을 그대로 따서 최근 명명됐다.
주정부가 앞장서서 이 거리의 이름을 붙여줬다. "실스타"는 "부산의 자랑
이기 이전에 콜럼비아시, 나아가서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자부심"(웨인
스털링 주정부 발전위원회 위원장)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미국 어디서건
백화점의 낚시용품매장이나 레저용품상점을 주의깊게 살펴본 사람이면 주
정부당국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84년 미국시장에 고유브랜드로 처녀진출한 이 회사가 미국낚싯대 시장에서
차지하고있는 점유율은 자그마치 40%다(상공자원부 박갑록수출과장). 미국
내 낚시용품매장에서 팔리는 상품 10개중 4개가 "실스타"브랜드를 단 우리
상품이란 얘기다.
은성사제품이 이렇게 많이 팔리는 것이 "값을 싸게 매겨 수출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면 큰 오산이다.
"실스타"낚싯대는 미국내 시장점유율 2위를 지키고있는"셰익스피어"브랜드
(미국 캘리포니아소재 회사에서 생산)의 동종제품보다 평균 5%높은 가격
인데도 더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예컨대 볼베어링과 탄소강을 사용,대
낚싯대와 릴낚싯대기능을 겸비하도록 최신 고안한 "렉서스"란 브랜드의
낚싯대는 뉴욕 맨해턴의 백화점들에서 대당 2백50달러선에 팔리는 반면
비슷한 기능의 "셰익스피어"낚싯대는 이보다 20달러이상 싼 값에 팔린다.
"실스타가 갖는 경쟁력의 바탕은 가격이 아니라 품질입니다" 은성사 미국
판매법인의 세일즈책임자 마이크 벨씨가 상품진열대를 가리키며 던지는
말속에는 "자부심"이 진하게 배어있다.
벨씨는 5년전까지만 해도 은성사의 라이벌회사인 셰익스피어사 세일즈맨
으로 있었다.
"아무리 판매실적을 늘리려해도 실스타란 벽을 넘는게 불가능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세일즈를 계속 할바엔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 가서
일을 하자는 생각에서 은성사로 소속을 옮겼지요"
셰익스피어사에서의 "이적"이유다.
흥미로운건 이 회사가 지난 80년까지만 해도 생산하는 낚싯대의 거의
전량을 셰익스피어사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납품했었다는
사실이다. 미국내에서 폭넓은 브랜드인지도를 구축해놓은 셰익스피어의
상표를 빌려서 미국시장을 두드렸던 것이다. 그러다가 자체기술력을 충분
하게 확보하게 되자 탈OEM을 선언,모기업격이던 셰익스피어를 밀어내고
미국시장에서 최대의 마켓셰어를 갖게된 것이다.
80년대초반만 해도 한국기업의 탈OEM에 대한 미국모회사의 견제는 그다지
심하지않기도 했지만 "은성사측의 "홀로서기"에 대한 집념이 워낙 강했고
이를 적기에 실천에 옮겼던게 오늘날 미국시장에서 기반을 다질수 있게된
원동력"이라는게 김용집무공미주본부장의 분석이다.
국내신발업체들이 리복 아디다스등 세계 신발메이저들에 대부분의 상품을
공급할 정도로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면서도 "당장은 안락한" OEM중독증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최근 "사양화"의 길을 걷게 된 것과 아주 대조적인 모습
이다.
콜럼비아에서 남쪽으로 80km 떨어진 "섬터"라는 소도시에는 에이스텍
스타일사와 피스텍스타일사등 2개의 한국계 직물업체들이 공장을 돌리고
있다.
에이스사는 90년9월부터 공장가동을 시작했고 피스사는 작년12월부터 시험
가동에 들어간 단계다. 면화의 주산지로 미국 섬유총생산의 70%이상을 차지
하고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이곳에서 에이스사는 1만3천평의 부지에
직기 6대를 들여놓고 1백10여명의 현지 종업원을 고용,원사컬러염색이라는
고도공법으로 듀폰 등 도급 기준이 까다로운 미국내 대기업들에 납품할
정도의 "중견우수업체"로 성장했다.
지난해 직물업체로는 적지않은 8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이 회사의
이재권사장은 미국내 유명인사들이 등재되는 "인명록(Who"s who)"에 이름이
실릴 정도의 저명중소기업인이 됐다.
"당초엔 투자진출붐이 일고있던 중국이나 베트남등지를 진출대상으로 검토
하기도 했지만 어차피 미국을 최종시장으로 겨냥하는 것이라면 직접 미국
내에 공장을 지어 부딪쳐 보자는 생각으로 미국행을 단행했다"는 이사장은
"염색의 경우는 국내업계의 기술수준이 아직 경쟁력을 갖고있어 열심히
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대접받으며 기업활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텍사스주에 대규모농장을 경영하며 첨단바이오테크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는
남양알로에 미국법인. 알로에원료에서 각종 신약원료를 추출, 미국 내수
시장은 물론 세계각국에 수출도 하고있는 이 회사는 지역내 텍사스주립대학
으로부터 공동연구소설립을 제의받을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있다.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는 미국에서 기술력과 품질만으로
뿌리를 내려가고있는 이들 한국계 기업의 "분발"은 "사양기업은 있어도
사양업종은 있을 수 없다"는 산업금언을 새삼 되새기게 한다.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않다. 동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관문인 콜럼비아공항에서 차로 5분거리밖에 떨어져있지 않은 곳이다.
거리이름은 "실스타 로드(Silstar Road)"다. 부산에 본사를 두고 이 거리
에 판매법인과 창고를 설립,운영하고있는 낚싯대 제조회사 은성사의 영문
이름을 그대로 따서 최근 명명됐다.
주정부가 앞장서서 이 거리의 이름을 붙여줬다. "실스타"는 "부산의 자랑
이기 이전에 콜럼비아시, 나아가서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자부심"(웨인
스털링 주정부 발전위원회 위원장)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미국 어디서건
백화점의 낚시용품매장이나 레저용품상점을 주의깊게 살펴본 사람이면 주
정부당국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84년 미국시장에 고유브랜드로 처녀진출한 이 회사가 미국낚싯대 시장에서
차지하고있는 점유율은 자그마치 40%다(상공자원부 박갑록수출과장). 미국
내 낚시용품매장에서 팔리는 상품 10개중 4개가 "실스타"브랜드를 단 우리
상품이란 얘기다.
은성사제품이 이렇게 많이 팔리는 것이 "값을 싸게 매겨 수출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면 큰 오산이다.
"실스타"낚싯대는 미국내 시장점유율 2위를 지키고있는"셰익스피어"브랜드
(미국 캘리포니아소재 회사에서 생산)의 동종제품보다 평균 5%높은 가격
인데도 더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예컨대 볼베어링과 탄소강을 사용,대
낚싯대와 릴낚싯대기능을 겸비하도록 최신 고안한 "렉서스"란 브랜드의
낚싯대는 뉴욕 맨해턴의 백화점들에서 대당 2백50달러선에 팔리는 반면
비슷한 기능의 "셰익스피어"낚싯대는 이보다 20달러이상 싼 값에 팔린다.
"실스타가 갖는 경쟁력의 바탕은 가격이 아니라 품질입니다" 은성사 미국
판매법인의 세일즈책임자 마이크 벨씨가 상품진열대를 가리키며 던지는
말속에는 "자부심"이 진하게 배어있다.
벨씨는 5년전까지만 해도 은성사의 라이벌회사인 셰익스피어사 세일즈맨
으로 있었다.
"아무리 판매실적을 늘리려해도 실스타란 벽을 넘는게 불가능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세일즈를 계속 할바엔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 가서
일을 하자는 생각에서 은성사로 소속을 옮겼지요"
셰익스피어사에서의 "이적"이유다.
흥미로운건 이 회사가 지난 80년까지만 해도 생산하는 낚싯대의 거의
전량을 셰익스피어사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납품했었다는
사실이다. 미국내에서 폭넓은 브랜드인지도를 구축해놓은 셰익스피어의
상표를 빌려서 미국시장을 두드렸던 것이다. 그러다가 자체기술력을 충분
하게 확보하게 되자 탈OEM을 선언,모기업격이던 셰익스피어를 밀어내고
미국시장에서 최대의 마켓셰어를 갖게된 것이다.
80년대초반만 해도 한국기업의 탈OEM에 대한 미국모회사의 견제는 그다지
심하지않기도 했지만 "은성사측의 "홀로서기"에 대한 집념이 워낙 강했고
이를 적기에 실천에 옮겼던게 오늘날 미국시장에서 기반을 다질수 있게된
원동력"이라는게 김용집무공미주본부장의 분석이다.
국내신발업체들이 리복 아디다스등 세계 신발메이저들에 대부분의 상품을
공급할 정도로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면서도 "당장은 안락한" OEM중독증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최근 "사양화"의 길을 걷게 된 것과 아주 대조적인 모습
이다.
콜럼비아에서 남쪽으로 80km 떨어진 "섬터"라는 소도시에는 에이스텍
스타일사와 피스텍스타일사등 2개의 한국계 직물업체들이 공장을 돌리고
있다.
에이스사는 90년9월부터 공장가동을 시작했고 피스사는 작년12월부터 시험
가동에 들어간 단계다. 면화의 주산지로 미국 섬유총생산의 70%이상을 차지
하고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이곳에서 에이스사는 1만3천평의 부지에
직기 6대를 들여놓고 1백10여명의 현지 종업원을 고용,원사컬러염색이라는
고도공법으로 듀폰 등 도급 기준이 까다로운 미국내 대기업들에 납품할
정도의 "중견우수업체"로 성장했다.
지난해 직물업체로는 적지않은 8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이 회사의
이재권사장은 미국내 유명인사들이 등재되는 "인명록(Who"s who)"에 이름이
실릴 정도의 저명중소기업인이 됐다.
"당초엔 투자진출붐이 일고있던 중국이나 베트남등지를 진출대상으로 검토
하기도 했지만 어차피 미국을 최종시장으로 겨냥하는 것이라면 직접 미국
내에 공장을 지어 부딪쳐 보자는 생각으로 미국행을 단행했다"는 이사장은
"염색의 경우는 국내업계의 기술수준이 아직 경쟁력을 갖고있어 열심히
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대접받으며 기업활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텍사스주에 대규모농장을 경영하며 첨단바이오테크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는
남양알로에 미국법인. 알로에원료에서 각종 신약원료를 추출, 미국 내수
시장은 물론 세계각국에 수출도 하고있는 이 회사는 지역내 텍사스주립대학
으로부터 공동연구소설립을 제의받을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있다.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는 미국에서 기술력과 품질만으로
뿌리를 내려가고있는 이들 한국계 기업의 "분발"은 "사양기업은 있어도
사양업종은 있을 수 없다"는 산업금언을 새삼 되새기게 한다.